물난리로 오늘 도장 가길 포기하고 집에서 컴퓨터 하면서 이런 글 쓰기는 좀 민망합니다만, 아무튼 오늘부로 영춘권 도장에 나가기 시작한 지도 벌써 일 년이 되었습니다. 뭐 등록이야 작년 8월 5일에 했지만, 처음 도장에 찾아가 무료체험하고 소념두 첫 부분과 연환충권, 이자겸양마를 배운 건 딱 일 년 전 오늘입니다. 감회가 새롭네요.
일 년은 어떤 무술에 대해 알기에 충분한 시간일까요? 사람에 따라, 무술을 일 년 배웠다고 하면 "많이 배웠네."라고 하실 분도 있으시겠지만 저로서는 일 년은 절대로 많은 시간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저에게 어떤 상황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나올 자세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이제 영춘권 자세임은 분명하며, 가장 신뢰성 있는 기술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답은 연환충권입니다. 사람들과 장난할 때도 무의식중에 도장에서 배운 기술들이 제법 나오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춘권에 대해 무어라 말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는 것이죠. 아직도 첫 발짝을 디뎠을 뿐이며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어쩌면 평생 해도 같은 말을 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아무튼 이러니저러니 해도, 영춘권은 재미있습니다. 즐거워서 하는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