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는 누님에게 운동에 관해 조언할 때 그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진정한 다이어트는 단순히 지금 눈앞에 보이는 체중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을 더 활력 있게 바꾸어 가는 것이라고요. 그게 무엇이건, 효과를 보고 싶다면 단지 생각날 때 가끔 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하고 또 해서, 습관을 만들고, 체화 (體化)하여, 그것이 그냥 내 일부가 될 정도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끔 돌아오는 영춘권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 두 가지 일이 있었는데, 딱히 별로 대단한 건 아니지만, 영춘권이 조금씩 제 몸에 배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 좋더라고요.

 하나는 꿈입니다. 꿈속에서 돼지덩치와 시비가 붙어서 싸우게 되었는데, 저는 완전히 영춘권으로 싸우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또 상대한테 파고들 때 주먹 먼저 맞추는 것만 신경 쓰느라 어깨를 내밀었다고 꿈속에서 또 자기 비판하고 있고······. 배운 기술들 + 파이트클래스에서 대련한 경험이 합쳐져 꿈속이지만 만족스러웠는데, 이건 실로 꿈속에서조차 영춘권으로 싸우는 것을 이미지 하려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하고 깨어나 흐뭇해했습지요.

 두 번째는 좀 전에 외출해서 있었던 일인데, 핏-자를 먹고 나서 잠깐 오락실에 들러 펀치머신을 쳤습니다. 뭐 점수 같은 이야기는 됐고, 그 왜 어퍼컷도 가능한 머신을 그냥 펀치머신으로만 쳤는데요, 처음에는 영춘권 식으로 쳤는데 펀치머신 자체가 그냥 휘둘러 밀어치는 펀치가 낫달까, 어차피 이놈이 피하거나 반격할 수 있는 놈도 아니니 그냥 휘둘러서 들이대 치자······ 하고 냅다 들이쳐 훅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치고 나서 깨달았는데, 그렇게 별생각 없이 들이쳐 쳤는데 보법이 영춘권 보법이더군요. 앞다리가 슥 들어가 파고들지만 뒷다리에 중심 남기는. 이럴 수가!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도 이젠 영춘권 보법이 나에겐 가장 자연스러운 것인가! 하고 또 흐뭇해했습니다.

 뭐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단지 건강을 위해, 혹은 자기 수련을 위해 영춘권을 하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제 경우에는 영춘권을 하는 목적의 팔 할이 '유사시에 써먹기 위해'입니다. 그러려면 내 몸에 영춘권이 배는 게 필수겠죠. 순조롭네요. (...)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