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난 잠자길 싫어하는 사람이다. 일단 잡념이 너무 많다. 깨어있을 땐 아무튼 뭔가는 하고 있기 때문에 잘 생각하지 않던 것도 잠자리에 누워서는 '그거 이렇게 하면 좋았을걸' '그땐 그랬지' '음 저 설정은 이렇게 하면 재미있을 거 같은데' 이것저것 자꾸 떠오르고 (생각하려는 게 아니다! 지가 알아서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러다보면 "아 옌장 못자겠어 뷁!"을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오밤중에 절규의 테크노를 추고 뭐 그러길 반복하다 결국 체력이 소진되어서야 뻗어 자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늘 취침시간은 새벽 4시 이후로 고정되고 기상시간은 오후 1시~5시 사이가 된다. 어차피 지금 프리-랜서니 일찍 못 일어나도 사는 데 지장이야 없지만 삶의 질™을 따진다면 별로 좋지 않은 일인 건 분명하지. 이걸 좀 일찍 일어나보겠답시고 제대로 된 밤에 누워봤지만 소용 없었고, 굳이 이걸 바꾸겠다면 그냥 늦게 일어난 다음날 반쯤 날을 새고 밤에 자는 쪽에 차라리 나았다. 그런데 그러면 뭘하나? 또 조금씩 취침이 늦어지는 나날이 계속되면서 나는 뫼비우스의 띠를 타고 있겠지.

 이건 정말 안 좋은 일이다. 원래 내가 원하는 나날은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몸을 활성화시키고 글도 좀 쓰고 책도 좀 읽고 기타도 좀 치고 영춘권 수련도 좀 하며 규칙적이고도 건강한 나날을 보내는 것인데 이건 일어나면 왠지 벌써 하루가 반은 날아가있다······. 난 망했어 하하하하하하.

 그래도 나름대로 할 건 하고 있긴 한데 오늘은 어제 밤 12시에 '에잇 제대로 못했다 지금부터라도!'하고 영춘권 수련 한시간 반 정도 하고 난 뒤에 또 제대로 안자고 새벽 4시쯤 잤다가 (이건 다 토끼드롭스 탓이다) 일어나보니 어느새 낮 5시라 (낮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_-) 토요일 도장수련을 못 가서 원통해서 이렇게 글쓰고 있는 거 맞습니다. 이거 진짜 생활패턴에 전면적 수정을 가하든지 아니면 영춘권 토요일 수련을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가는 걸로 바꾸든지 하지 않으면 원통해서 안되겠네. (분명 알람을 켜놨는데 알람은 전혀 못들은듯. 도중에 한 10번 정도 깨긴 했는데 알람에 깬 적은 없어서 '아직 아침이려니~ 근데 이상하게 몸은 개운하고 점점 꿈에 취하는 기분이 드는데? 아냐 아직 알람 안 들었으니 아침 11시 아닐거야' 하고 자고 자고 또 자고 한 탓에 경이적인 기상시간을 기록하고 말았음. 해냈다 해냈어! 그가 해냈어 젠장)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