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본격 영춘권 블로거 Neissy입니다. 영춘권 이야기를 기대하시고 오늘도 제 블로그를 찾아와주시는 여러분의 마음을 외면하지 못해 또 뭔가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는(은) 사실 뭐 아무래도 좋은 드립입니다만, 어째 확실히 제 블로그 검색 유입자 반이 영춘권 관련인데다 웹 돌다 보면 이 블로그에 써놓은 글귀가 은근슬쩍 인용되는 것 같은 일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나름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라고 제맘대로 생각하기도 하는 건 사실입니다.
아니 뭐, 솔직히 제 글 인용하시는 건 괜찮습니다. 아니면 제가 적은 내용이었더라도, 여러분 식으로 문장을 바꿔서 올리는 거면 괜찮습니다. 그러면 그건 여러분의 지식이 됐다고 생각할 수 있고, 여러분이 이해한 대로 다시 활용하시는 건 여러분 자유니까요. 하지만 제가 썼던 내용 그대로 복사해서 조금만 편집해서 지식인 답변 올리고 그러지는 마세요. 성의 문제예요. 그런 걸 보면 저로선 좀 찝찝합니다. (이 바닥 뻔하잖슴까? 돌다 보면 다 엮입니다. 그래서 저도 나름 조심하며 글씁니다······ 흠흠)
껄쩍지근한 서두였습니다만, 실로 인터넷 시대입니다.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을 내용도 웹 좀 돌고 유투브 좀 뒤져보면 나오는 시대이니 이 어찌나 편한지. 편한 건 좋은데 사람들이 편함만을 추구하다보니 무술도 도장 안 나가고 인터넷 글귀나 동영상 좀 보면서 배우려 들고, 거기서 더 나아가 심지어 나 인터넷으로 배우고 싶은데 너님들이 그런 거 있는 데 알려주세요 헤헤헤 하는 글까지도 올리는 작금의 오컬트-무술-애호가들을 보면 실로 통석의 념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유감입니다. (하다못해 그런 정보 정도는 직접 찾는 정성이라도 들이라고!)
독학으로 무술 하면 안된다는 소리는 뭐 이젠 않겠습니다. 저 말고도 충분히 많은 분들이 독학은 불가능하다고 말해왔기도 하고, 솔까말 영춘권 독학으로 Neighbor에서 검색하면 (철자 다른 것 같지만 뭐 신경쓰지 마세요. 기분 탓입니다) 떡하니 제가 예전에 쓴 글이 첫 결과로 나오는 현재 상황에서 굳이 뭘 덧붙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엔 독학 안된다는 당연한 소리를 강조하기보다는 그냥 인터넷에서 무술 찾아볼 때 범하기 쉬운 문제들에 대해서나 말해볼까 합니다.
일단 인터넷에서 뭘 찾는다고 하면 글 아니면 동영상이죠. 이것들은 '일단 저런- 느낌인가보다' 하는 정도의 도움을 주기에 충분한 정보량을 제공해주기는 합니다. 그런데 늘 문제가 되는 건, '어떤 전문 정보를 구하려 할 때, 인터넷에 모든 것이 올라와있지는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비단 무술만이 아니라 어떤 전공 분야에든 해당되는 이야기에요. 사람들은 인터넷에 모든 걸 올리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 알고자 할 때 책을 참조하고, 인터뷰를 하고, 그게 어떤 것인지 경험해봅니다. 간단히 말해볼까요? 어떤 기자가 무언가에 대해 조사하고자 할 때 인터넷만 뒤져봤다면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없을 겁니다. 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야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요즘 기자 하기 참 편하네'라며 비웃을 겁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늘 제한적인 지식이고, 그건 그 분야에 대해 우선 좀 알아두고 더 깊이 있게 들어가기 위한 준비로는 나쁘지 않지만 그걸 가지고 그걸 파악한 양 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쉽게 범하고 맙니다. 글 좀 읽고, 동영상 좀 본 것으로 그걸 이해했다는 듯이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하여 그런 사람이 생산해낸 글은 또다른 사람에게 그것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A에 대해 적힌 A'는 B가 되고 B'가 되고 C가 되기를 반복하여 끝내는 실제 A와는 영판 다른 걸 사람들이 A라고 알게 되는 것이죠. 인터넷에는 실로 이런 문제가 편재합니다. 그러니 인터넷에서 뭘 봤다고 그걸 그냥 받아들이지 마세요. (지금 제가 쓰는 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저는 저 나름대로 맞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지만 사실 여기에 틀린 내용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얼 읽고 보든 비판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게, 무술계의 계보라는 걸 비록 절대시할 수는 없더라도 결코 경시 여길 수 없는 이유입니다. 뭘 알고 싶지만 당신은 그에 대해 잘 몰라요. 이것저것 찾아볼 순 있지만 대체 '뭐가 옳은지' 모릅니다. 인터넷에는 누구나 정보를 올릴 수 있거든요. 물론 당신의 지식이 정보를 올린 사람보다 수준이 높다면 그걸 가지고 이 사람의 정보가 믿을만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고, 혹은 조금 아는 분야라도 성취도가 높지 않다면 저게 진퉁인지 야맨지 알 수가 없어요. 극단적으로 지금 제가 연환충권 동영상을 올린다고 하면, 저보다 영춘권 잘하는 분이야 '저거 저러면 안 되는데' 하겠지만 모르는 분은 '아 영춘권 연환충권이란 저렇게 하는 거군!'하고 참고해서 따라할 수도 있을 테고, 그러다가 (아무래도 지금 당연히 있을) 저의 잘못된 자세를 이어받아 더 잘못된 자세를 창출해내겠지요. 그러면? 망합니다. 당연하죠. 혹은 따라하지 않더라도, 어설픈 거 보고 엉뚱하게 이해하면 그걸 알았다고 생각하며 실은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낭비지 않습니까? 그러니 무언가 볼 때 그 정보를 올린 사람이 누구인가? 누구한테 배웠는가? 얼마나 배웠는가? 한마디로, '공신력'이 있는 사람의 정보인가? 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걸 모르고 '아 저 사람 잘하는 것 같은데' 하고 참고하고 더 나아가 '저 사람 괜찮은 것 같아 참고해봐'라고 한다면?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격입니다.
뭐 그렇게까지 해서 알아봐야 하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조차도 안 하고 얻은 지식으로 무언가를 알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그건 알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안 것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