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영춘권 블로그가 되는 걸 피해보고자 다른 글들을 올리려 했는데 딱히 진척이 있는 게 없어서 결국 글감으로 영춘권을 피할 수가 없네요. (...) 랄까 실은 도서 감상 할 게 좀 있기는 한데, 한동안 안 하다 보니 귀찮음度가 늘어나서, 언젠가 어느날 좀 각잡고 밀린 것들을 팍팍 써야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하면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더 정리해서 올려야겠다는 부담이 생겨서 더 그런 듯한데, 그래도 뭐 아주 머지 않아 슬금슬금 올리기 시작하겠죠.
뭐, 각설하고.
최근 들어서는 사부님께 인사할 때 제가 첫줄 제일 오른쪽 (=그날 나온 최고 사형이 있는 자리- 사실 이건 사형들이 바빠서 못 나오는 일이 많아서 그렇습니다)에 선다거나, 끝나고 사제에게 이런 기술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을 받기도 하는 일도 생기는데 (지난번에는 사제 한 분이 사부님께 뭐 질문하려니 사부님이 "사형한테 질문하세요"라고 하시며 저에게 넘겨주신다거나 하기도 했었죠!), 돌이켜보면 저도 영춘권 만 2년째가 코앞인 것입니다. 그럭저럭 꽤 해왔네.. 라며 감회에 또 젖어보는 요즈음입니다.
요즘은 도장 사람들하고 확실히 많이 친해졌는데, 편해지다못해 이젠 장난을 너무 잘 치게 된 것 같기도.. (먼산- 아 그렇다고 수련할 때도 장난식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할 땐 확실하게!) 그냥 뭐, 요즘은 도장 나가면 사람 만나는 것으로도 재미있습니다. 잠깐 기술 배우고 돌아오는 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교류하는 느낌이라 편안하죠. 오늘 같은 토요일에는 수업 끝나고도 사람들하고 모여서 식사도 좀 하고 커피도 좀 마시고 기술도 좀 이야기하고.. 바람직한 친목의 장을 열어가고 있네요. (낄낄)
지난 수요일에는 치사오 섹션 1을 거의 배워가는 기념으로, 치사오 섹션 1 책을 샀습니다. 소념두와 심교 책에 이은, 제가 산 세 번째 책이네요. 소념두 책을 샀을 때도 언급했지만 전 기본적으로 제가 배운 기술의 책만 구입하는 주의입니다. 책은 어디까지나 보조 교재이고, 이미 그 기술들을 배웠고 배우는 상태에서 좀 더 깊게 이해하고 복습하기 위한 수단이지, 배우지 않은 걸 그걸로 배울 수는 없기 때문이죠. 아무튼 치사오 책도 샀는데, 영어라 읽는 속도가 매우 더딥니다만 읽어보고 있으니 재미있네요. 치사오가 굳이 책이 필요할까?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또 읽을 게 많습니다. 이걸 살 때 사부님께서 "읽고서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하세요." 그러셨으니까 뭔가 질문할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좀 열심히 읽을 생각입니다. 제 영어 독해 속도가 무척 더딘 이유로 언제 다 읽고 질문거리를 만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책 하니 생각나는데, 전에 영춘권 책을 사부님께서 번역하시고 곧 내실 예정이라고 했는데 오늘 그 진행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좀 들었습니다. 번역 자체는 다 끝났는데 거기 들어갈 사진이 오래된 것이라, 홍콩 본부에서 새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양이고 그 사진을 다 찍어서 넘겨 받게 되면 책을 낼 수 있을 거라 하시더군요. 아마 금년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나오지 않을까 하시던데, 나오게 되면 또 좀 홍보해볼까 싶습니다. 아무튼 나오면 전 무조건 삽니다 두 권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