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랄까 어제군요, 날짜상으론) 도장에서는 고사오라는 걸 했습니다. 여태까지도 치사오를 할 때 나름 패턴을 무작위로 섞어가며 하기는 했었습니다만, 이건 훨씬 본격적으로, 말 그대로 치사오하면서 그 어떤 상황에서든 빈틈에 바로바로 공격이 들어가는 자유 치사오였죠. 치사오는 물론 스파링이 아니지만, 이 고사오는 맨손 스파링 같은 느낌도 좀 들어서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이게 또, 한참 윗레벨 사형들하고 하니까 제 방어가 뻥뻥 뚫려요! 방어기술이 정말 제대로 안 되는데다, 공격해봐도 거의 성공이 안 됩니다. 그야 사형들에게 제 공격의도는 뻔히 읽히는데다 자세에 허점도 여기저기 숭숭 보이겠죠. 그거야 그냥 치사오를 할 때도 알고 있었습니다만 고사오를 하니 이건 정말 본격적으로 털리게 되더군요. 네 말 그대로 털렸습니다. 기뻐하면서 털렸어요. (...)
탈탈 털리면서도 기뻐한 게, 이걸 하니 자기 모자란 부분이 어디 어딘지 정말 노골적으로 드러나더라고요. 파이트 클래스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배움이 있고, 그와는 또 다른 종류의 체력 고갈이 있었습니다. (...) 새삼 올라갈 길이 아직 멀고 해야 할 숙제도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만 이게 그냥 막막한 게 아니라 뭘 고치고 뭘 더 신경 써야겠다는 걸 알 수 있게 되니 또 좋았습니다. 그래요─ 뭐 사실, 사부님이 이걸 시키신 건 이제 이걸로 또 배울 때가 되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고 있으니 실로 기쁜 일입니다.
이걸 또 앞으로 언제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음에는 오늘 한 것보다 좀 더 향상된 모습이 있어야겠죠. 뭐, 도장 갈 때마다 치사오는 늘 하니까, 열심히 집중하며 해서 향상해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