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오리지널/단상 2012. 8. 20. 22:32

 개인의 선의와 버려진 식수대

 나는 수입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 누군가를 후원한다. (기독교 용어로 구제) 처음에는 누군가를 정해 계속 후원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인용한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 '내가 언제까지나 후원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그러지 않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 수입은 일정하지 않으며 달마다 다르다. 수입의 일정 퍼센트를 떼어 후원하는 것이므로 좀 애매한 구석이 생기지.

 결과적으로 내가 선택한 방법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것 같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건 주위 사람일 수도 있고 저 너머 알지 못하는 누군가일 수도 있다. 요즘은 포탈 사이트에서 누군가의 사정을 알리고 간단하게 후원할 수 있도록 여건이 되어 있어서 확실히 편리하다. 후원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도 알려주니 더욱 좋고.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나는 뭐 하나 안 하면 어느 나라 사람 몇 명을 살릴 수도 있다는 것 같은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말은 그냥 스스로 자신에게 '이것 하나쯤 포기하지 뭐'라고 할 때나 가능하지, 다른 누군가에게 강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조차도 포기할 만해서 포기하는 거지, 정말 포기할 수 없는데도 그걸 포기하면서까지 남을 후원하진 않는다- 정말 가끔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지. 그런 거다.

 물론 뭔가 포기할 수 있고 없고, 사는 데 여유가 있고 없고는 결국 마음의 문제인 건 사실이다. 정말 쪼들려도 남을 돕는 사람도 있고, 누가 봐도 부자인데도 나 먹고 죽을 것도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 하지만 어느 쪽이든 '뭘 포기하면 누굴 이렇게 도울 수 있어!' ..라는 식의 말은 자기 자신에게만 할 수 있는 말이지, 남에게 훈계하듯 말할 순 없는 거다.

 뭐, 자기 좋을 대로 하는 거지.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