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는 무술·운동 카테고리입니다만 사실 이건 무술·운동뿐 아니라 다른 어떤 영역에도 마찬가지로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뭔가 배워서 그걸 향상할 때, 그 실력의 향상 그래프는 직선이나 곡선을 그리지 않습니다. 대개 계단식으로 올라가요. 무슨 말인고 하니 꾸준히 한다 해도 실력이 꾸준히 올라가는 게 아니라 비슷비슷한 듯 정체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 보면 향상되어 있는 모양을 그린다는 거죠, 계속해서, 그 정체 기간과 향상 결과가 계속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사실 게임에서 경험치와 레벨 개념으로 캐릭터의 성장을 표현하는 게 상당히 현실성 있는 건데, 경험치를 모은다 (이 동안에는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실력 향상이 없다) → 충분한 경험치가 쌓이면 레벨이 오른다 (어느 순간 보니 실력이 늘어난 자신을 발견한다)는 식인 거죠. 그래서 뭔가 할 때, 아 열심히 안 하는데도 실력이 안 늘어, 나 왜 이럴까 하고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깁니다. 왜냐면 그건 그냥 벽에 부딪힌 게 아니라 경험치 쌓이는 시간인 거고, 그게 어느 시점에 달하면 레벨을 올려줄 테니까요.
난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안 늘지? 하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혹은 좀 쉬고 내려놓아야지! 하는 두 가지 방법이 흔히 나옵니다만 전 별로 추천하진 않는데, ① 더 열심히 하는 건 결국 어느 시점까지 가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또 살면서 그것만 할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다른 생활에 무리를 주거든요. 아 물론 다른 일에 지장이 없으면 열심히 할 수 있는 만큼은 하는 게 좋겠죠. 그리고 ② 좀 쉬고 내려놓아야지- 라는 두 번째 방법은 어쩌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충고 되겠습니다만, 이건 당장 팍팍 실력이 늘어나는 게 아닌데 너무 집착하다 정신적으로 지쳐버리게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꼭 나쁘지는 않은 방법입니다만, 사실 그렇게 쉬게 되는 동안 실력 향상 그래프가 하강 곡선을 그리게 되니까 하려는 그것을 위해서는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건 하다가 좀 힘들다 싶으면 '하하하 좀 편하게 가자고' 라고 자기에게 타협을 주는 변명이 될 수 있어서도 좋지 않죠. (아니 사실 무엇보다, 잠깐 쉬어야지 그러다가 그냥 영영 쉬는 경우를 여기저기서 자주 봐서..) 그래서 전 그냥 꾸준히 계속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안달 낼 것도 없고, 포기할 것도 없어요. 계속하다 보면 레벨업 됩니다.
뭐든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경험한바 영춘권뿐 아니라 뭔가 배우는 모든 영역 (몸이든 머리든)에서 같았습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실력은 분명히 늘어요. 당장 하루, 일주일, 어제 되던 게 왜 안 될까, 일주일 전에 되던 게 왜 안 될까, 이런 것들에 속상해할 필요 없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또 잘되는 날도 있고, 안되던 게 또 인제 보니 되고, 그런 시간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이런 건 이제 당연히 되지' 하는 때가 오죠. 뭐 그런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