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레거시 (The Bourne Legacy, 2012)
감독: 토니 길로이
출연: 제레미 레너, 에드워드 노튼, 레이첼 와이즈 외
어제 보았습니다. 본 시리즈의 외전으로 나온 영화, 화제라면 화제인 <본 레거시>입니다.
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 영화에는 제이슨 본의 사진은 나옵니다만 제이슨 본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제이슨 본이 행방이 묘연해진 후에 트레드스톤 프로그램의 존재가 알려지고, 그로부터 생기는 문제 탓에 요원들과 프로그램 모두를 폐기하려 드는 정부로부터 살아남고자 하는 요원의 이야기······ 라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분위기는 제법 잡습니다. 나름대로 본 시리즈의 느낌을 살리려 노력한 흔적과, 요소요소에서 본 시리즈의 그 장면을 연상시키게 하는 장면이 좀 있습니다. 정식 후속작이라고는 못 해도, 외전 정도의 느낌은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달까요.
랄까, 사실 저는 이 영화에 별 기대는 안 했습니다. 본 시리즈의 그걸 기대하면 실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놔서, 아 그냥 본 시리즈의 이름과 설정만 따온 다른 영화로 생각하는 게 좋겠다 생각했죠. -그리고 사실 그게 정답이었습니다.
비록 본 시리즈의 설정을 가져온다고는 하지만, 설정을 가져오는 것만으로 어떤 영화가 다른 영화의 시리즈가 되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영화가 갖고 있는 정신이고, 그건 외형을 본뜨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말하자면 제이슨 본 시리즈의 매력은, 다른 무엇보다도, 거기에서 느껴지는 '좀 초인적이긴 하지만, 정말 이렇게 행동하고 숨어다니는 요원이 있을 것 같다'라는 현실감에 있습니다. 단지 그가 강하고 신출귀몰하기 때문은 아니죠. 그런 주인공이라면 제이슨 본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본 레거시>에서 현실감을 주려고 한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출이나 전개 등에서, 진짜 정부 요원이라면 저렇게 행동하겠다 싶은 부분이 꽤 있었죠. 문제는 <본 레거시>의 밑바탕입니다. 정부의 비밀 프로그램에 의해 키워진 요원이라는 이야기야 물론 본 시리즈부터 존재했던 것입니다만, 약물과 신체 유전자 정보 재조합을 통해 만들어내는 초인이라는 요소나, 그걸 아예 정착시킨다거나, 그걸 뛰어넘는 또 다른 초인이라는 데까지 가면······ 좀 신랄하게 말해 설정놀음이 돼버립니다. (정말로, 전 거기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제가 사랑한 본 시리즈는 이렇지 않았어요! 이건 차라리 본 시리즈의 설정을 차용한 히어로 영화에 가깝다고요!
······라는 느낌입니다만, 이 영화는 이 영화대로 즐길 요소는 충분합니다. 매력적이고 멋진 남주인공 (싸움 잘하고 냉철하고 인간미도 있어요!이 남자는 <어벤저스> 때도 멋진 여주인공이랑 섬씽 있더니 이번에도..)에 아름답고 강한 여주인공 (완벽해요! 특히 마지막 신에서 전 그녀에게 폴인럽..)이 힘을 합쳐 거대 권력으로부터 피해 다니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롭습니다. 본 시리즈에 이어진다! 고 주장하고 싶어 보이는 (그리고 그렇게 주장해도 뭐, 큰 문제는 없을) 여러 장면은 관객에게 충분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본 레거시>에 대해 저더러 설명하라면, 본 시리즈와는 다소의 연결점과 어느 정도 비슷한 영상미가 있지만 바탕하고 지향하는 점이 좀 다른 영화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래서 관객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고 봐요. 그냥 이 영화만 보면 재미있기야 한데, 본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그 '이게 진짜 요원이지!'라는 맛은 정말 약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본 시리즈의 이름을 잇는 건 양쪽 면이 다 있다고 봅니다: 본 시리즈의 이름을 달고 있기에 더 흥미롭게 보겠지만, 또한 바로 그렇기에 '진짜' 본 시리즈와 비교되어 관객을 실망시킬 걸 감수해야 한다는 것 말이죠.
하지만 제레미 레너는 멋있었고 레이첼 와이즈는 아름다웠습니다. 적당히 긴박감 있고 액션 나름 재미있었죠. 글쎄요, 적어도 제가 이걸 영화관에서 보고 "아, 볼만해." 라고 말하게 해줄 정도의 영화인 건 사실이에요. 그냥 괜찮습니다.
감독: 토니 길로이
출연: 제레미 레너, 에드워드 노튼, 레이첼 와이즈 외
어제 보았습니다. 본 시리즈의 외전으로 나온 영화, 화제라면 화제인 <본 레거시>입니다.
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 영화에는 제이슨 본의 사진은 나옵니다만 제이슨 본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제이슨 본이 행방이 묘연해진 후에 트레드스톤 프로그램의 존재가 알려지고, 그로부터 생기는 문제 탓에 요원들과 프로그램 모두를 폐기하려 드는 정부로부터 살아남고자 하는 요원의 이야기······ 라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분위기는 제법 잡습니다. 나름대로 본 시리즈의 느낌을 살리려 노력한 흔적과, 요소요소에서 본 시리즈의 그 장면을 연상시키게 하는 장면이 좀 있습니다. 정식 후속작이라고는 못 해도, 외전 정도의 느낌은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달까요.
랄까, 사실 저는 이 영화에 별 기대는 안 했습니다. 본 시리즈의 그걸 기대하면 실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놔서, 아 그냥 본 시리즈의 이름과 설정만 따온 다른 영화로 생각하는 게 좋겠다 생각했죠. -그리고 사실 그게 정답이었습니다.
비록 본 시리즈의 설정을 가져온다고는 하지만, 설정을 가져오는 것만으로 어떤 영화가 다른 영화의 시리즈가 되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영화가 갖고 있는 정신이고, 그건 외형을 본뜨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말하자면 제이슨 본 시리즈의 매력은, 다른 무엇보다도, 거기에서 느껴지는 '좀 초인적이긴 하지만, 정말 이렇게 행동하고 숨어다니는 요원이 있을 것 같다'라는 현실감에 있습니다. 단지 그가 강하고 신출귀몰하기 때문은 아니죠. 그런 주인공이라면 제이슨 본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본 레거시>에서 현실감을 주려고 한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출이나 전개 등에서, 진짜 정부 요원이라면 저렇게 행동하겠다 싶은 부분이 꽤 있었죠. 문제는 <본 레거시>의 밑바탕입니다. 정부의 비밀 프로그램에 의해 키워진 요원이라는 이야기야 물론 본 시리즈부터 존재했던 것입니다만, 약물과 신체 유전자 정보 재조합을 통해 만들어내는 초인이라는 요소나, 그걸 아예 정착시킨다거나, 그걸 뛰어넘는 또 다른 초인이라는 데까지 가면······ 좀 신랄하게 말해 설정놀음이 돼버립니다. (정말로, 전 거기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제가 사랑한 본 시리즈는 이렇지 않았어요! 이건 차라리 본 시리즈의 설정을 차용한 히어로 영화에 가깝다고요!
······라는 느낌입니다만, 이 영화는 이 영화대로 즐길 요소는 충분합니다. 매력적이고 멋진 남주인공 (싸움 잘하고 냉철하고 인간미도 있어요!
그래서 이 <본 레거시>에 대해 저더러 설명하라면, 본 시리즈와는 다소의 연결점과 어느 정도 비슷한 영상미가 있지만 바탕하고 지향하는 점이 좀 다른 영화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래서 관객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고 봐요. 그냥 이 영화만 보면 재미있기야 한데, 본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그 '이게 진짜 요원이지!'라는 맛은 정말 약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본 시리즈의 이름을 잇는 건 양쪽 면이 다 있다고 봅니다: 본 시리즈의 이름을 달고 있기에 더 흥미롭게 보겠지만, 또한 바로 그렇기에 '진짜' 본 시리즈와 비교되어 관객을 실망시킬 걸 감수해야 한다는 것 말이죠.
하지만 제레미 레너는 멋있었고 레이첼 와이즈는 아름다웠습니다. 적당히 긴박감 있고 액션 나름 재미있었죠. 글쎄요, 적어도 제가 이걸 영화관에서 보고 "아, 볼만해." 라고 말하게 해줄 정도의 영화인 건 사실이에요. 그냥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