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오에 대해 쓴다는 건 아주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하기야 그건 단지 치사오뿐만이 아니라 영춘권에 관한 무엇에든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혹여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될 것이 걱정스럽거든요. 해서 조심스럽습니다만, 치사오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고 싶으니까 간단히 적어볼까 합니다.
치사오 (黐手)는 영춘권 특유의, 팔을 맞대고 공방을 주고받는 훈련입니다. 영춘권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치사오가 어떤 것인지 아마 영상으로 이미 보셨으리라고 짐작합니다. 영춘권의 주된 훈련 중 하나로, 기술, 자세, 나아가 신체 자체를 보다 영춘권적으로 다듬는 데에 아주 중요하지요.
먼저 짚어둘 부분이 있다면, 치사오는 훈련이지 싸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치사오에서 지켜야 할 어떤 부분들이 있는데, 이걸 지키면서 치사오를 하는 사이에 영춘권 수련자의 영춘권이 보다 향상됩니다. 팔의 각도, 힘의 흐름, 중심 지키기, 반응성, 보법 사용, 그 외 여러 각도면에서 현재 자신의 상태를 상대방과 맞대며 계속 점검하게 되고, 그로써 향상하게 되지요. 그래서 치사오에서는 당장 상대방을 맞추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건 훈련이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와 제대로 된 반응이 중요합니다. 폼을 다소 무너뜨리거나 영춘권의 요결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힘이나 스피드, 혹은 영춘권이 아닌 공격방법으로 상대를 치는 것으로는 제대로 된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즉, 영춘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치사오에 대해 "그렇게 연습하지만 그렇게 안 싸우잖아?" 라고 한다면, 그것 자체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춘권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입니다. 이건 기량을 키우기 위한 연습 중 하나이지, 기량을 겨루는 연습이 아니에요. 이 형태 그대로 싸운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다만, 치사오를 하면서 점점 더 움직임의 형태가 영춘권다워지는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인이 박여서, 보다 영춘권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어쨌거나 늘상 치사오로 연습하는 것도 있고, 그러면서 몸이 잡혀서, 그런 형태여야 더 제대로 힘이 나오고 또 버티고 흘리겠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죠. 내가 제대로 했는지 제대로 하지 못했는지, 수련하면서 즉각적으로 계속 느끼고 그걸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니 당연히 많은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치사오를 그다지 좋아하지만은 않았는데, 정말로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좋아합니다- 여전히 몹시 어렵지만요. 치사오는 영춘권 수련자가 영춘권을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정말 고마운 훈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