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카이폴 (Skyfall, 2012)
감독: 샘 멘데스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하비에르 바르뎀, 주디 덴치 외
원래 전 007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이번 <스카이폴>도 딱히 극장에서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한데 이번 007은 웬일인지 평이 좋더군요. 흐음,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봐볼까? 하고 오늘 오전에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외쳤지요: "오, 이거 괜찮은데?"
물론 전 이전 007에 대해 거의 모릅니다. 기껏 봤다 해봐야 중학교 즈음 TV에서 해준 걸 본 <골드핑거> 정도뿐이죠. 그러니 옛날의 007이 어떠했고, 이번 007 50주년 기념판이라는 스카이폴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말하는 건 사실 불가능해요. 하지만 007에 별 관심 없던 사람에게 이번 스카이폴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대해서는 아마 말할 수 있을 것도 같군요.
영화 자체에 대해 말한다면 무리 없는 스릴러적 구성입니다. 악당이 있고, 우리 편이 있고, 악당은 원래 우리 편이었는데 어떤 계기로 악당이 된 것이라 우리 편의 약점을 꿰고 있고, 그래서 우리 편은 망할 뻔했지만 결국 그를 잡는다! ..고 아주 간단하게 굳이 간추려본다면 간추릴 수 있겠네요. 다만 뭐, 사실 이런 건 크게 의미 없겠죠.
사실 흥미롭기로는 영화 내부에서 따져 묻는 "007과 같은 첩보원, 그림자 속에서 암약하는 사람들이 현재 이 시대에 무슨 소용인가?"라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냉전은 지났고, 007은 늙었고, MI6는 낡았다······ 존속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저로서는 이 부분이 단지 영화 내부만의 질문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요원들, 새로운 영화들, 그 속에서 007은 과연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는가? 앞으로 무얼 더 해나갈 수 있는가? "박수 칠 때 떠나야 하지 않는가?"
어쩌면 이 <스카이폴>이 그에 대한 해답일지 모릅니다. 그는 이제 예전처럼 해낼 수 없을지 모릅니다. 위기에 더 힘겨워할지 모릅니다. 그래도 그는 일어나고, 달리고, 싸우고, 결국 해냅니다. 달라지는 시대에 적응해야 하고, 싸우는 방법이 조금 달라질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는 살아남을 겁니다. 007이니까요!
<스카이폴>은 새로운 듯하면서도 과거의 그것을 가져와 연결합니다. 예전 걸 제대로 본 게 거의 없으니 이게 이런 것이다! 하고 설명할 능력은 되지 않습니다만 (사실, 아마 007 스카이폴에 대해 검색하면 그런 글이 충분히 쏟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면서도 과거의 유물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신이 좀 있는데, 특히나 저는 차를 갈아타고 '그 테마'가 흘러나올 때 "오오" 하고 외쳤습니다. 세련미를 가지면서도 향수를 자극한달지 뭐랄지.
아마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겠죠.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스카이폴>이 마음에 들었고, 다른 007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카이폴> 후속이 나오면 극장에 갈 것 같고요. 좋아요, 마음에 듭니다.
감독: 샘 멘데스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하비에르 바르뎀, 주디 덴치 외
원래 전 007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이번 <스카이폴>도 딱히 극장에서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한데 이번 007은 웬일인지 평이 좋더군요. 흐음,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봐볼까? 하고 오늘 오전에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외쳤지요: "오, 이거 괜찮은데?"
물론 전 이전 007에 대해 거의 모릅니다. 기껏 봤다 해봐야 중학교 즈음 TV에서 해준 걸 본 <골드핑거> 정도뿐이죠. 그러니 옛날의 007이 어떠했고, 이번 007 50주년 기념판이라는 스카이폴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말하는 건 사실 불가능해요. 하지만 007에 별 관심 없던 사람에게 이번 스카이폴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대해서는 아마 말할 수 있을 것도 같군요.
영화 자체에 대해 말한다면 무리 없는 스릴러적 구성입니다. 악당이 있고, 우리 편이 있고, 악당은 원래 우리 편이었는데 어떤 계기로 악당이 된 것이라 우리 편의 약점을 꿰고 있고, 그래서 우리 편은 망할 뻔했지만 결국 그를 잡는다! ..고 아주 간단하게 굳이 간추려본다면 간추릴 수 있겠네요. 다만 뭐, 사실 이런 건 크게 의미 없겠죠.
사실 흥미롭기로는 영화 내부에서 따져 묻는 "007과 같은 첩보원, 그림자 속에서 암약하는 사람들이 현재 이 시대에 무슨 소용인가?"라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냉전은 지났고, 007은 늙었고, MI6는 낡았다······ 존속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저로서는 이 부분이 단지 영화 내부만의 질문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요원들, 새로운 영화들, 그 속에서 007은 과연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는가? 앞으로 무얼 더 해나갈 수 있는가? "박수 칠 때 떠나야 하지 않는가?"
어쩌면 이 <스카이폴>이 그에 대한 해답일지 모릅니다. 그는 이제 예전처럼 해낼 수 없을지 모릅니다. 위기에 더 힘겨워할지 모릅니다. 그래도 그는 일어나고, 달리고, 싸우고, 결국 해냅니다. 달라지는 시대에 적응해야 하고, 싸우는 방법이 조금 달라질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는 살아남을 겁니다. 007이니까요!
<스카이폴>은 새로운 듯하면서도 과거의 그것을 가져와 연결합니다. 예전 걸 제대로 본 게 거의 없으니 이게 이런 것이다! 하고 설명할 능력은 되지 않습니다만 (사실, 아마 007 스카이폴에 대해 검색하면 그런 글이 충분히 쏟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면서도 과거의 유물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신이 좀 있는데, 특히나 저는 차를 갈아타고 '그 테마'가 흘러나올 때 "오오" 하고 외쳤습니다. 세련미를 가지면서도 향수를 자극한달지 뭐랄지.
아마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겠죠.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스카이폴>이 마음에 들었고, 다른 007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카이폴> 후속이 나오면 극장에 갈 것 같고요. 좋아요,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