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기념 포스트입니다. 역시나 영춘권 이야기입니다. 제가 뭐 그렇죠, 핫핫.
늘 느낍니다만, 혼자서 할 때의 문제점 중 하나는 뭔가 잘못되어도 그걸 잡아줄 사람이 없고, 잘못되었다고 느껴도 그걸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도장에 다니면서 좋은 건 뭔가 잘못하고 있다면 그걸 잡아줄 사부님이 있다는 거고, 그래서 내가 지금 제대로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확신을 갖고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자세를 바로잡는다 해도 이게 하다 보면 틀어지기 마련이고, 계속해서 바로잡지 않으면 또 틀리게 되거든요. (이 경우엔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게 맞습니다)
심교는 영춘권의 두 번째 투로이고, 영춘권의 자세와 몸과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아주 중요합니다. 이게 중요한 건 분명히 알고, 그래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다 보면 어딘가 모자라게 하는 부분이 생겨요. 이해도가 낮아서 그럴 수도 있고, 몸이 안 따라줘서 그럴 수도 있는데- 어느 쪽이건 그대로 계속 있어서는 안 되죠. 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사부님께서 다시 교정해주십니다. 그러면 아 이걸 이렇게 해야 했구나! 하고 바로잡게 되는데, 그런 식으로 점점 깨우쳐 나가고, 같은 투로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처음 했을 때와 1년 전쯤의 그것과 지금 하고 있는 그것이 달라져 있는 것이죠.
말하자면 최근에 심교를 할 때 중요한 부분을 또 교정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대로 하려니 정말 힘이 들던데, 다리에 부하가 참 제대로 오더군요. 다만 그렇게 하니 확실히 중심이 더 내려앉고 몸 움직임이 훨씬 안정적이 되었죠. 이 움직임 자체는 심교를 처음 배울 때도 분명히 배우긴 했는데, 아마 그때는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몸이 힘들다 보니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고, 그러다 다시 교정받은 거죠. '으헉 빡세구나!' 외치지만 어쨌거나 그 움직임을 할 수 있고, 그럴 때는 또 새삼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껴서 즐거워집니다.
정말 힘이 드는 건, 단순히 하는 게 어려울 때가 아닙니다. 어렵게 어렵게 하지만 이게 정말 소용이 있는지, 이걸로 발전할 수 있는지, 이게 제대로 하는 게 맞는지 확신하지 못할 때에 정말 힘이 드는 거죠. 하는 게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 길로 가면 자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면 그건 '어렵지만 즐거운' 일이 되죠. 그래서 영춘권은 늘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