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말 새삼스럽기까지 한 주제이긴 합니다만, 최근에 어느 사제가 너무 조급해하는 것을 보아서 또 새삼스럽게 적습니다. 이건 사실은 무술뿐 아니라 다른 어떤 것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무언가 잘하는 길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바르게 꾸준히 오래 연습하는 것밖에 없어요.

 이를테면 바이올린 연주자는 바이올린을 잘 켜기 위하여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합니다. 연습한 시간과 세월이 쌓여 동작은 몸에 인이 박이고, 겉모양만 얼추 따라 하는 사람으로서는 흉내도 내지 못할 깊이 있는 연주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막 동작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에게 깊이 있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연주를 기대하긴 어렵겠죠.

 무술도 그와 같아요. 영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을 배우면, 그건 아직 배웠을 뿐입니다. '내 것'이 되지 않았죠.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몇천몇만 번 연습해서 무의식중에도 나갈 수 있게 되었을 때에 비로소 '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하고 또 해서 그것을 단순한 흉내가 아니라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정말 '쓸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렇게 쌓는 것을 중국무술에선 '쿵후 (功夫)'라고 합니다. 물론입니다. 제가 도장에서 무언가 배울 때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곤 하시죠, "삼천 번 하세요." "몇천 번 하세요." "그렇게 쌓는 걸 쿵후라고 해요."

 무술을 배울 때 이게 왜 그럴까 어째서 이렇게 될까 생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받아먹기만 하면 발전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무술은 몸으로 하는 것입니다. 하고, 하고, 또 하고, 배운 것을 몸에 박아 넣고, 그러는 가운데 깨우치고, 또한 향상하는 것이죠. 불친절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해서 어느 수준에 이르기 전에는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사실, 몸에 무술을 체득시키고 하나둘 알아나가는 것 또한 무술을 배우는 즐거움의 하나죠.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배우는 단계, 쌓고 연습하는 단계, 쓸 수 있는 단계. 그리고 쌓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배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사부님께서 잘 가르쳐주셨고 그게 무엇인지 이해했다 해도, 본인이 노력해서 쌓지 않으면 쓸 수 없습니다. 달리 쉬운 길은 없어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