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도장에 나가 무료체험으로 (지금은 방문 시 그냥 참관만 가능하지만, 그때는 무료로 가장 기본을 약간 가르쳐주었죠) 소념두 첫 부분과 연환충권, 이자겸양마를 배운 게 딱 3년 전 7월 27일입니다. 일주일간 그걸 연습하고, 일주일 후 도장에 등록했죠.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이 날이 도장 등록한 날은 아니지만 처음 도장 나가 영춘권을 배우기 시작한 날로 (개인적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3년, 음, 3년이네요.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는 3년쯤 배우면 엄청나질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배우고 있다 보면 3년 가지고도 한참 모자라다는 걸 깨닫게 돼서 오히려 좀 말을 아끼게 되는 감이 있습니다. 3년쯤 했으면 그래도 그만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조심스러운 것도 있고요. 글쎄, 아무튼 꾸준히 계속하면서 다듬고 쌓아가는 수밖에 없겠죠.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즐겁기도 합니다. 제가 영춘권을 아주 좋아하는 것만은 틀림없어요.
오늘(그러니까 27일, 글 쓰는 지금 시점에서야 어제가 되었습니다만)은 도장에 나가 수련하고, 사형제들과 식사하고 카페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같이 식사하고 이야기 나눌 시간이 있을 때는 거의 항상 있는 일이고, 이렇게 도장 외에서도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아마 도장 사람들이 좋다는 것도 영춘권 도장에 아주 즐겁게 나가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무술을, 좋은 사부님을, 좋은 사형제를 만났습니다- -라는 건 이렇게 괜히 감회에 젖어 글을 쓸 때 아니면 쓰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만, 뭐 이런 때 정도는 괜찮겠죠.
즐겁게 도장 다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