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권을 배울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끊임없이 자기를 다듬는 것입니다. 영춘권은 굉장히 섬세한 무술이고, 각도가 조금만 틀려도 힘을 제대로 흘리거나 공격해 들어가기 어려워집니다. 물론 무식하게 힘이 세면 각도가 좀 틀려도 힘으로 받아버리거나 뚫고 들어가는 게 가능해지지만, 그걸 좋은 영춘권이라고 칭찬하기는 아무래도 좀 어렵죠. 제대로 영춘권을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와 각도, 그리고 상대 연습을 통해 그걸 늘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부님 없이 혼자 영춘권을 배우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그런 데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어느 정도 흉내 낼 수는 있겠으나, 십중팔구 그것은 영춘권이 아니라 자기식의 다른 무엇입니다. 힘으로 하는 것이 되죠. 힘만으로는 상대에게 제대로 들어갈 수도, 상대를 쓰러뜨릴 수도 없죠. 물론 위에서도 말했듯 힘이 무식하게 세면 그런 식으로도 상대를 눕힐 수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영춘권이 지향하는 바는 그런 방법은 아닙니다.
처음 영춘권을 배울 때에도, 물론 자세를 배웁니다. 그리고 그 자세는 틀려서는 안 되며 그 하나하나의 각도가 중요하다고 배우죠. 그런데 좀 배우다 보면, 그게 사실 완벽한 자세가 아니었고 어딘가 잘못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자세를 교정하죠. 그렇게 '이젠 제대로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또 계속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그게 또 좋은 자세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죠. 위로 올라가는 동안 그 작업은 계속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뼈대를 만들고 형태를 잡은 조각이 계속해서 다듬어져 점점 더 섬세하게 잡혀가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쳐냅니다. 더 부드러워지고 더 빨라집니다. 그러나 현재의 움직임에 아직 쳐낼 것이 많다는 것을 다시 깨닫습니다. 그 작업은 점점 더 섬세해지고 엄격해집니다.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기에 재미있습니다. 영춘권을 배우고 지루했던 적이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