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
감독: 피트 닥터
지난 토요일에 보았습니다. 인간 내면의 감정이 주제가 된다는 것 외에는 무슨 애니인지 그다지 알아보지 않고 갔습니다만, 뭐랄까 디즈니 픽사 애니라는 시점에서 저로서는 더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애니는 두 가지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주인공 (이제 사춘기로 접어들기 직전의 소녀) 라일리가 겪는 일 / 그리고 그 라일리 머릿속에 있는 감정들이 라일리를 도우며 또한 그들이 겪는 일. 전자는 현실적이고 후자는 판타지적인데 양쪽을 적절하게 오가는 사이에 러닝타임 102분이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감정을 캐릭터로 만들어서 개성 있게 꾸려냈다는 것도 흥미롭긴 합니다만, 단지 그뿐이라면 크게 공감되지는 않겠죠. 어떠냐고 한다면,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과, 그 어려움에서 튀어나오는 감정들과, 기억 (혹은 추억)에 감정이 입혀져 가는 것들이 큰 공감을 가져옵니다. 감정들이 머릿속을 여행하며 잊혀진 어릴 적 추억을 찾아내는 것도 꽤 재미있고요. 지나치게 감상적이지도 않고 적절한 유머가 섞여서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크게 감상적이진 않긴 합니다만, 역시 중반을 넘어서부터는 찡한 부분이 많아집니다. 쥐어짜 내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건드리는 연출이 세련됐어요. 그걸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이야기 흐름도 훌륭하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애니'로 선정했습니다. 극장에서 보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