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영춘권을 배우고 암이 나았어요! 같은 어감이 좀 드는데.. 영춘권을 배우고 나서 게임하는 게 줄었습니다. 요즘이야 확실히 시간이 없어서 게임할 여유가 없는 탓도 크긴 한데, 꼭 요즘이 아니라 예전에 비교적 시간이 많을 때도 게임이 줄었지요. 영춘권이 게임보다 재미있어서냐고요? 글쎄, 무술하면서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느낌이 정말 즐겁고 아주 재미있긴 합니다만, 게임이란 게 원체 재미에 특화된 물건이니만큼 게임보다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긴 하죠.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으냐.. 말하자면 전 격투 게임을 좋아합니다. 철권이나 버파를 좋아하는데, 최근엔 스팀에서 KOF도 구입했었죠. 그런데 막상 이걸 하자니, 뭔가 어느 정도 이상 하려면 결국 연습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술을 익히고, 순간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머리보다 먼저 몸이 알아서 반응하도록 연습해야 잘할 수 있어요. 그걸 하려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어차피 몸에 박아넣을 거면 그 시간에 영춘권 연습하는 게 낫지 않나?!' ..하고 말이죠. 심지어 게임은 그 게임을 아무리 잘했든 그 게임을 안 하게 되면 소용이 없는데, 영춘권은 열심히 해두면 평생 가지 않습니까. 이왕이면 게임 속 나보다는 현실 속 나를 키우는 게 보람차죠.


 대전격투 이야기를 해서 말입니다만 무술할 때도 아주 살짝 비슷한 면이 없지 않아요. 기술의 적용이 비슷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과 상대해서 잘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연습하고 파고드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요. 다듬고, 다듬고, 지겹더라도 또 다듬는 시간이 필요하죠. 다듬지 않으면 풀어지게 되어 있더라고요.


 지금도 게임은 아주 좋아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시간이란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탓에 예전만큼 하지는 못합니다. 그건 아마 대개의 직장인들이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하긴 합니다만. 일단 격투게임이란 부문에 한정해서, 그 장르만큼은 이제 영 연습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이왕이면 나를 다듬는 게 더 좋아서요. 처음에 게임보다 영춘권이 재미있어서라고 말하긴 좀 어렵다고 말하긴 했습니다만, 글쎄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전 영춘권을 게임보다 재미있어하는 것 같긴 합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