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The Intern, 2015)
감독 : 낸시 마이어스
출연 :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 외
먼저 말씀드리자면, 전 멋진 노인을 좋아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책 두 권을 냈는데 거기에 나온 노인들이 항상 괜찮은 사람이었던 게 우연이 아니었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은퇴 후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70세의 인턴으로서, 열정은 많지만 경험이 부족한 30세 CEO 앤 해서웨이를 돕는다는 이 영화는 자세한 정보를 알기도 전에 벌써 마음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몇 개월 전에 홍보 영상을 한 번 봤는데 '아, 이건 봐야겠다' 싶더라니까요.
영화의 스토리 자체는 깔끔합니다. 대개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흐르고, 놀랍고 커다란 반전 같은 것은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영화가 다소 심심할지 모르겠습니다. 저같이 원체 '현명한 노인'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요. 물론 '젊고 멋지지만 인간적인 여성 CEO'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또 그것만으로도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확실한 건 이 둘의 조합이 꽤 괜찮다는 겁니다. 그리고 조연들도 꽤 잘 살아있어서 이야기가 흘러가는 걸 보는 게 즐거워요.
말하자면 이 영화는 치유계랄까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입니다. 하나하나는 딱히 새로울 게 없을지 모르지만 그 하나하나를 생동감 있게 잘 살려냈어요. 캐릭터 자체가 잘 살아있어서이기도 하고, 영상과 음악이 좋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장면들을 보면서 '사진이네' 하고 감탄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어쿠스틱하면서 발랄해서 좋다'고 느끼곤 했어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잔잔하게 계속 즐거운 영화가 되었습니다. 넵, 제 취향이에요. 개인적으로, 나중에라도 종종 찾아보게 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