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로는 걸식계라는 요리를 능가할만한 요리로 포락이라는 질냄비를 사용한 찜구이 요리를 생각하다 맛의 깊이가 모자람을 깨닫고 소금 덩어리를 이용한 찜구이로 우미하라와의 음식 대결에 나선다. 이 요리는 훌륭한 것이어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그다음에 우미하라가 내온 것은 포락 속에 소금 찜구이를 넣은, 한 단계 더 발전한 요리였다. 이론의 여지 없이 패배하고 만 지로에게 우미하라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지로, 넌 소금찜이라는 기법을 찾아내자 너무 만족해서 다른 걸 보지 못한 거야. 사실은 그것이 시작이었던 것을 끝이라고 착각했던 거지. 이 기법을 써서 과연 얼마만큼 깊은 맛을 낼 수 있는가 하는 연구를 게을리한 결과다."


 어떤 발상을 하고, 그것이 제법 참신하거나 훌륭하다면 거기에 만족해버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거기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바로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처럼 특별한 발상을 해냈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여러모로 고민하지 않으면 '정말 특별한 것'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별생각 없이 맛의 달인을 읽다가 저 대사가 확 들어오는 바람에 간만에 써본 단상.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