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문 3 (3D叶问, 2015)
감독: 엽위신
주연: 견자단, 웅대림 외
견자단의 <엽문 3>입니다. 이 시리즈가 나오기 전에도 영춘권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도장을 찾아 배우게 된 계기는 이 시리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저에게는 특별한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 <엽문 3>는 제법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영화의 지향점이 '때려눕힐 충분한 이유가 있는 상대를 신나게 두들겨 팬다'에서 '주위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살핀다'로 옮겨간 느낌이라 그렇습니다. 드라마를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았어요. 1과 2에서는 분노를 폭발시켜 마지막 신에서 터뜨렸다면, 3에서는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가 여운을 두고 끝내는 방식이랄까요. 그건 그것대로 괜찮습니다만, 1과 2의 카타르시스를 기대했다면 3는 역시 좀 심심하게 느껴질 여지가 있겠습니다.
뭐 드라마는 그렇다 치고, 이 영화를 볼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할 액션은- 상당히 괜찮습니다. 1과 2보다 더 화려해졌어요. 이번엔 무술감독이 홍금보에서 원화평이 되었다고 하는데, 멋진 액션을 잘 뽑아내는 사람이죠. 영춘권답게 부드럽게 흘리는 맛이 줄어들고 좀 더 딱딱하게 받아치는 느낌이 된 기분이 들긴 합니다만, 저처럼 영춘권을 배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게 딱히 느껴질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실 액션은 전반적으로 훌륭합니다. 엘리베이터 신은 정교하고, 타이슨은 역시 엄청나고, 영춘권 대 영춘권의 대결은 시리즈의 마지막답게 깔끔하게 잘해주었달까요. 떼싸움 신에서 좀 실소가 나오는 부분도 있었고, 몇 부분에 어째 좀 무협스러워진 액션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그냥 넘어갈 만합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무술 액션은 역시 중국 영화죠.
아쉬움도 있지만, 납득이 가는 방식으로 시리즈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무술 영화를 좋아하시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