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동급과 수련합니다만, 종종 레벨이 다른 사형제와 수련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사형과 하면 당연히 제가 배우는 시간이 됩니다만, 사제와 할 때도 제가 배우는 시간이 된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기술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가 사형이고 더 오래 해왔으며 동작에 익숙한 이상, 조금만 마음먹어도 쉽게 기술을 성공하는 게 당연하죠. Lv50쯤 찍고서 Lv10 사냥터에 가면 너무 쉬운 느낌이랄까요?
사실 뿌듯하긴 합니다. 도장에 가서 수련하면 요구되는 수준이 항상 조금씩 높아지기 때문에 '아 어찌하여 이건 또 이리도 아니 되는가'하고 한탄하는 게 일상인데, 사제랑 해보면 예전에 배울 때는 힘들었던 게 너무 간단히 되니까 '내가 그동안 헛한 건 아니군' 하고 나름 자부심을 가질 수 있죠. 물론 같은 기술을 사부님이나 사형에게 당하면 간단히 뚫리는 건 제 쪽이므로 자만심은 결코 가질 수 없습니다. 늘 위에는 또 위가 있는 법이죠.
여하간, 그렇다면 배운다는 건 무엇인가? 저보다 레벨이 낮은 사제와 하게 되면 제가 가르쳐주는 입장이 됩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그냥 별생각 없이 해오던 것도 보다 집중해야만 하죠. 틀린 동작을 보여주면 곤란하니 스스로 더욱 바로잡아야 하기도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뜻밖에도 저 자신이 발전하게 됩니다. 결국 누구와 하든 저는 뭔가를 배울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약간 다른 측면인데, 상대적으로 기초적인 기술이라고 해도 고급 기술과 아주 동떨어지지 않고 원리가 다 이어져 있어서, 하다 보면 결국 연결되는 게 꽤 재미있습니다. 예전에 배웠을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더 수준을 높인 지금에는 느낄 수 있게 되고, 그래서 같은 형태로 보이는 기술이지만 사실 같은 형태가 아니게 된다는 게 재미있어요.
그런 걸 생각하면서 하면 사실 누구와 해도 즐겁습니다. 제 동작을 잘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은 물론 저보다 잘하는 사람입니다만, 어쨌든, 누구와 해도 배울 건 있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