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침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신미식 지음/푸른솔
찾아낸 것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였습니다. 종종 가는 곳이지만, 사진 코너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죠. 책들 사이로 황토색 표지가 보여 집어 들었는데, 사진 느낌이 좋더군요. 이건 괜찮다! 싶어서 꺼내왔습니다.
여행사진가 신미식의 포토에세이입니다. 30대에 뒤늦게 카메라에 입문했지만 크나큰 열정으로 60여 개 국을 여행하며 열 권이 넘는 책을 내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1세대 여행사진가라는 모양입니다. 잘 모르겠습니다만, 사진이 아름다워요. 솔직히 다른 건 아무것도 몰랐지만 사진이 가슴에 딱 와 닿아서 샀습니다. 보물을 건졌다는 기분이었죠.
테마는 여행 사진이므로 사람도, 풍경도, 건축물도, 동물도 있습니다. 이 사진집의 경우 나온 국가가 마다가스카르, 베트남, 인도, 캄보디아, 페루, 볼리비아, 뉴칼레도니아로, 정말 이국적인 풍경입니다만, 그저 이국적이기만 한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는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는 사진들이 많습니다. 사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인물사진이었습니다. 살아가는 한순간을 잘 포착해내어, 사진가가 느꼈을 감정을 독자에게까지 전달합니다. 그런 스냅사진도 좋았습니다만, 포트레이트도 좋았죠. 눈을 정말 아름답게 찍었습니다. 나이가 많거나, 다소 깨끗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좀 오글거리는 표현이겠습니다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영혼을 담아냈다고 할까요. 저도 언젠가 이런 사진을 찍고 싶어요.
좋은 사진집을 찾았습니다. 아마, 머지않은 시일 내로 이분의 사진집을 더 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