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오는 영춘권의 연습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합니다. 팔을 맞대고 공방을 펼치는 이 연습은 수련자들이 보다 올바른 자세와
움직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죠. 계속해서 상대의 중심과 흐름을 느끼고, 상대에게 틈이 생기면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
움직이게 됩니다.
예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처음에 전 치사오를 그리 좋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힘을 빼고 상대를 느끼고 반응한다는 게 정말 어려웠죠. 하지만 지금 말하라면, 단언컨대 치사오는 그게 매력입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이를테면 치사오는 자동 반응입니다.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인다 하는 게 있다면, 그걸 머리로 생각해서 하면 늦습니다. 흐름에
따라 몸이 알아서 움직여야 하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 번 이상의 반복이 필요합니다. 그게 되면 동작이 어떻게 이어지든
바로 바로 생각을 거치지 않고 물 흐르듯 몸이 계속 움직이는 게 가능해집니다. 영춘권을 하는 데 아주 중요하죠.
물론 그저 반응만을 키우는 건 아닙니다. 치사오를 하면 필연적으로 자세가 잡히고 중심이 내려앉습니다. 안 그러면 바로 상대에게
휘둘리거든요. 힘을 빼되 흐물거리지 않고, 즉각 반응하되 조급하지 않아야 합니다. 치사오를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치사오를 하지
않을 때의 자세와 움직임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게 또 참 즐거운 부분이죠.
계속해서 하게 되면 앞으로 얼마나 실력이 늘 수 있을지,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도장에 가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