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영춘권 도장에서는 치사오를 섹션으로 구분하여 배웁니다. 어느새 마지막 섹션인 7섹션까지 왔는데, 여기까지 하게 되면 1섹션 즈음에 하던 것과 느낌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말하자면 섹션 하나가 올라갈 때마다 동작이 보다 정교해지고 불필요한 힘이 빠지게 되는데 그걸 7섹션까지 했으니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섹션마다 요구되는 어떤 것들이 있는데, 그걸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한 차원 올라서야만 해서, 섹션이 올라간다는 건 단순히 기술 몇 가지를 추가로 배우는 게 아니라 이해도 자체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계적으로 발전한다는 의미에서, 섹션 시스템은 확실히 잘 만들어져 있어요. 새로운 섹션을 배울 때마다 '아, 이걸 이래서 지금 배우는구나' 싶으니까요.
7섹션에 이르면, 상대를 제어하며 공격하고 또 반격하면서도 힘이 들어가 있으면 안 됩니다. 힘이 들어간 순간 상대에게 그걸 이용당하게 되고, 흐트러진 상태에서 틈이 생겨나 상대에게 호되게 당하기 때문이죠. 여태까지 그런 게 없던 건 아니었지만, 이 섹션에선 거기에 특히 민감해집니다. 사부님 말을 빌리면, 이 섹션에서는 "힘 들어 있으면 죽어요".
하지만 솔직히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나 이 섹션에서는 타이밍도 칼타이밍을 요구해서, 이전까지는 (리듬게임으로 말하자면) GOOD이나 GREAT 판정이 나올 만하면 됐다면 이번엔 PERFECT를 요구해요. 반응 가능한 순간이 정말 한순간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느리게 하는데, 그렇게 해도 사실 쉽지 않아요.
그래도 어려우니까 어려운 만큼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고, 먼저 7섹션을 마친 사람들을 보면 확실히 움직임이 달라진 게 보입니다. 타이밍이 달라지면 같은 기술이라도 같은 기술이 아니게 되죠. 스스로도 조금은 느끼는데, 가끔 저레벨 사제들과 치사오를 하게 되면 상당히 느긋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PERFECT만 허용되는 걸 하다가 GREAT도 허용되는 걸 하면 느긋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반응 말고도 많은 부분에서 달라지긴 합니다만, 반응에 대해서만 말하면 뭐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7섹션을 다 배우고 한참 더 연습해서 자유롭게 다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상당히 기대하는 중입니다.
항상 느껴 왔습니다만, 어느 섹션에 이르러 뭔가를 하도록 한다면 그건 그걸 그 사람이 습득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었죠. 열심히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