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본

감상/영화 2016. 12. 29. 20:57

제이슨 본
(JASON BOURNE, 2016)
감독 : 폴 그린그래스
출연 : 맷 데이먼, 알리시아 비칸데르 외

 극장에서 보지 않고, 집에서 좀 느긋하게 보았습니다.

 본 시리즈 3부작 이후로 다시 돌아온 제이슨 본, 제법 기대했던 영화입니다. 본 시리즈는 정말 좋아했던 시리즈죠. 리얼한 듯하면서도 초인적인 주인공과, 얽히고설키며 전말을 조금씩 드러내는 스토리 등이 마음에 들었더랬습니다. 다만 이번 영화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면...

 재미있긴 한데, 본 시리즈에 대해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어요.

 <본 레거시> 때 느꼈던 아쉬움과 약간 궤를 같이합니다. 재미있긴 하지만, '본'이라는 이름자가 붙지 않았어도 이만큼 재미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던져주죠. 이번에는 맷 데이먼 본인이 다시 출연했기에 그런 아쉬움을 더욱 던져줍니다.

 분위기 자체는 비슷합니다. 그야 원 시리즈의 배우에 원 시리즈의 감독이니까요. 하지만 스토리는 좀 단순화된 데다 악역이 너무 알기 쉽게 변했어요. 두뇌파 악역은 그렇다 치고, 무투파 악역이 너무 막가파에 가까워서, '저건 뭐야?' 싶은 마음이 좀 들었습니다. 악역은 대단해야 합니다. 악역이 대단해야, 그를 상대하는 제이슨 본도 더 빛나는 법이거든요. 이번의 악역은 너무 저급하다는 느낌이었어요. 풍모야 제법 괜찮았지만, 근본적으로 하는 짓 자체가 너무 막나가서.. 초반부에 쓰러뜨리고 지나갈 적이 끝까지 계속 남아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액션도 좀 아쉬웠어요. 액션 감독이 바뀐 건지, 맷 데이먼 본인이 예전의 액션을 소화하기 어려워서인지 모르겠지만 이전처럼 칼리 느낌을 섞어 주위 사물을 자유롭게 활용해 간결하면서도 다채롭게 싸우지 않고, 좀 단순무식한 액션이 되었습니다. 차량 추격신은 전보다 화려해졌습니다만, 제이슨 본에서 기대하는 건 차량 추격신이 아니라고요.

 그래서 결론을 다시 말하면, 볼만하긴 합니다. 나름 재미있어요. 하지만 이전의 제이슨 본을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다소 아쉬운 기분을 느낄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제이슨 본>은 진 완결판이라는 느낌보다는, 서비스로 덧붙여주는 후일담이나 외전 정도의 격에 어울린다고 봅니다. 그런 정도라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볼 수 있어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