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이건데, 만약 당신이 싸움에서 나가떨어진다면 그 누가 당신이 얼마나 전통적인지 신경 쓰겠습니까?"

- 그랜드마스터 양정, <심교> 교본에서


 전통을 계승한다고 할 때, 전통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통은 가치 있지만 필요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고, 하나는 전통은 변화할 수 없는 완전한 것으로 변화 없이 계속 이어져야만 한다는 시각입니다. 사람마다 입장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결론부터 말하면 전자를 지지합니다.


 사실, 애초에 영춘권은 처음부터 이 형태로 존재했던 게 아닙니다. 육점반곤은 중간에 삽입된 것이 확실하며, 다른 투로 또한 엄영춘 때부터 소념두, 심교, 표지, 목인장 등이 모두 존재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것들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을 가능성 또한 높지 않죠. 엄영춘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당장 엽문 선생님에게서 배운 분들의 영춘권만 보아도 각각 조금씩 다릅니다. 형태는 체형, 성격, 기질, 경험이나 연구 성과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죠. 단언하건대, 영춘권은 지금까지 계속 변화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갈 겁니다.


 중요한 것은 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영춘권에는 그것이 영춘권이게끔 하는 근본 원리가 존재합니다. 형태는 거기에서 뻗어나간 가지와 같은 것이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무술은 쓸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저 독특한 기예를 배우는 것이 아니죠. 시대가 변화해도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무술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근본 원리를 잊지 않으면서 말이죠.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