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권을 하고 있습니다만, 영춘권 외의 다른 스타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유대응을 위한 연습으로서 공격하게 될 때는 영춘권 외의 다른 스타일로 공격하게 되죠. 아니면 간혹, 장난을 치기 위해 다른 스타일을 사용한다거나요.

 물론 그 '다른 스타일'의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전 다른 스타일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맛보기 수준의 경험이라면 몇 개 있지만, 그런 걸 가지고 '배웠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죠) 어디까지나 그저 '영춘권이 아닌 공격'을 한다거나, 약간의 여흥을 즐긴다거나 하는 의미가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금방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복싱을 흉내낼 때. 위빙하고 잽을 날리고 훅을 날리고 스트레이트를 날리다가 원투를 연속으로 날리다가 연속 연속 연속 두다다다... 결국 연환충권이 나간다거나.

 이를테면 가라데를 흉내낼 때. 슬금슬금 다가가 한순간 파고들어 강력한 한 방을 넣.. ..다가 정권을 연속으로 날려 연환정권(....)이 나간다거나.

 이를테면 몸놀림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것 같다가 결국 제대로 피하기 어려워지고 근접해서 팔과 팔이 닿으면 그대로 상대의 흐름에 따라 반응하며 빈틈에 공격을 쳐넣는.. ..요컨대 치사오를 한다거나.

 ..그러니까 저는, 뭘 해도 영춘권(...)인 겁니다.

 어쩔 수 없어요. 몸에 배어있는 게 이거라. 긴급하다 싶으면 튀어나오는 게 영춘권입니다. 순조롭달지 어떻달지. 하긴 이 정도 나와주지 않으면 저로서도 곤란하긴 하겠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뭐 좋지 않습니까. 핫핫.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