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후

영춘권/수련단상 2017. 6. 25. 12:26
 지론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무얼 얼마나 잘하는지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이 하는 기초를 보면 된다고요.

 수백 수천만 번 이상을 반복하고 다듬어 나온 동작에는 한두 번 해서는 따라갈 수 없는 완성도가 있습니다. 불필요한 힘이나 잔동작 없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며 여유까지 느껴지죠.

 수없는 반복과 노력, 시간을 들여 쌓아올리는 그것, 그렇게 쌓여져 숙달된 것을 중국에서는 쿵후라고 부릅니다. 비단 무술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지만, 무술에서 자주 쓰이긴 하죠.

 어떤 기술이 아직 숙련도가 모자라 잘하지 못할 때, 사부님은 종종 말씀하시곤 합니다. 더 연습하고 계속 반복해서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그걸 쿵후라고 한다고 말이죠.

 자유롭게 기술을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럽고 부드럽지 못하고 힘이 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그건 때리고 싶은 마음이 크거나/맞기 싫은 마음이 커서이기도 합니다만, 사부님의 말씀에 의하면 쿵후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기술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려 하기에 경직되고 힘이 들어가는 것이죠.

 그러므로 기술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연습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기술 자체에 숙련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경직된 상태로 뭔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리 없으니까요.

 요컨대 쿵후가 필요합니다. 영춘권을 할 때는 힘을 빼는 것이 아주 중요하지만, 힘을 빼는 건 그냥 '힘을 빼야지' 생각한다고 빠지는 것이 아닙니다. 동작을 계속 다듬으며 수없이 반복해,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자연스런 상태를 만들어야만 가능해지죠.

 쿵후를 쌓기 위해서는 노력하고 시간을 들이고 스스로 계속 다듬어야 하죠. 그건 쉽지 않지만, 꽤 보람찬 일입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