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무술에는 하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때가 있었죠. 그때의 글을 지금 보면 좀 낯간지럽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하체를 쓰는 법을 솔직히 영 몰랐거든요!
...이런 식으로 말하면 '그럼 지금은 안단 말인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싶은데, 자주 말하지만 이런 건 늘 상대적이니까요. (...) 시간이 지난 후에 지금 글을 다시 보면 '그게 낯간지럽다니 정말 낯간지럽군! 난 그때나 저 때나 어차피 한참 모자랐어!' 그러겠죠. 아니 뭐 지금도 제가 모자라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도장에 나가고, 그러니까 계속 배우죠.
몸 전체를 사용하지만, 하체를 사용해 흘린다. 하체를 사용해 친다. 개념으로 말하면 영춘권을 처음 배울 때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만, 실제로 어느 정도나 할 수 있는지는 꽤나 달라졌죠. 할 수 있게 된 만큼, 개념에 대한 이해도 자체도 제법 달라졌고요. 머리로만 짐작해 생각할 때와, 실제로 할 수 있게 된 다음에 그에 대해 생각할 때는 역시 다른 법이죠.
그런데, 왜 갑자기 또 하체 이야기인가? 그것은 제가 요즘 하체에 다시 불이 붙었기 때문이죠. 그 중요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약간 당연하게 그러려니 싶다가, 새삼 이건 정말 중요하구나! 하고 느꼈달까요.
말하자면 스텝 업입니다. 지금보다 한 수준 더 높아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하체가 더 강해야 하고 보법이 더 잘 돼야만 합니다. 그걸 크게 느꼈죠. 하체가 받쳐주지 않는 상체의 움직임은 그냥 퍼덕거림일 뿐입니다. 하체가 제대로 받쳐줘야만 뭘 해도 할 수 있죠. 물론 척추나 코어나 상체나 이런 것들도 다 제대로 연동되어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만, 어쨌거나 그 시작은 하체에서부터니까요.
하체를 제대로 쓰지 못하면 몸이 굳고,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뻣뻣해져 버린다는 걸 여러모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억지 힘을 쓰는 일이 생긴다면 그건 하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깔끔한 움직임을 원한다면, 하체를 잘 쓰는 건 필수입니다.
예전보단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향상되고는 있으니, 계속 꾸준히 하면 더 좋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