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이니 기념 삼아 셀프샷


시간이 참 안 가는 것 같으면서도 지나고 보면 순식간입니다. 엊그제 8주년 기념글을 쓴 것 같았는데, 어느새 9주년이 되었네요. 작년 이맘때와 딱히 변한 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꽤나 많은 게 변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매일매일 충실하게 해나가는 게 답이겠죠. 또다시 스스로 정리하는 기분으로, 만 9년 수련 기념글 갑니다.


#

수련에 있어서는 수련 연차는 사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연차가 실력을 담보해주는 건 아니니까요. 연차가 늘어나면 '나 이만큼 해왔다'고 뿌듯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그만한 햇수를 해온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기대할 만한 실력을 정말 지니고 있는지 되새겨보게도 됩니다.

뭐, 스스로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 실력 있냐고 누가 물으면.. 글쎄요, 음, 글쎄요가 나오는 법이죠. 하기야 뭘 얼마나 배우든 항상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형편이라, 자기 스스로 자신을 잘한다고 평가하는 일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마는..

그래도 어쨌거나, 그만두지 않고 9년쯤 계속해온 데 대해서는 나름의 뿌듯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계속 도장에 갈 수 있었던 건 아니었으니까요. 수련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약간의 각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연스럽게 아무 풍파 없이 수련을 계속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 면에서 여태까지 괜찮았고, 앞으로도 계속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작년에 예상하길 지금쯤에는 2레벨 테크니션이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대로 2레벨 테크니션이 되어 있습니다. 표지 연습합니다. 단순히 기술을 추가한 게 아니라 몸 쓰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로획에 세로획이 추가된 정도가 아니라, 2차원이 3차원이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직 표지 기초를 닦고 있는 단계지만,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손기술이 아니라 발기술입니다. 보법! 보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잘 때리는 것, 잘 흘리는 것, 모든 동작에서 보법이 필수적입니다. 그게 안 되면 힘빼기도 불가능하죠. 그런 이유로 보법을 더욱 신경 쓰고 있습니다. 보법을 따로 연습하는 것도 있고, 통상 하는 동작 중에서도 제대로 움직이려고 신경 쓰는 것도 있습니다.

가끔 영춘권은 붙어서 싸우기 때문에 보법이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붙어서 싸우면 보법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붙었는데 하체를 쓸 줄 모르면 그냥 막싸움밖에 안 됩니다. 당연히 보법은 언제 어디서나 중요합니다. 몸을 움직이기 위한 토대죠. 토대 없이 건물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


#

기초 수련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영춘권을 갓 배웠을 때의, 그때 배운 기초를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 고급 단계를 배우게 되면 기초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가 달라져서, 좀 다른 기초가 됩니다. 업그레이드가 된달지, 버전업이 된달지, 그래서 기초 마크85쯤 되면 겉모습은 비슷해도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다른 무언가가 되어 있는 셈이죠.

그러니 정확히 말하면, 겉보기에는 같은 걸 하고 있지만 사실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기초를 수련하는 걸 즐긴다고 하는 쪽이 맞겠습니다. 동작이 계속해서 다듬어지고 있고, 보다 깔끔해져 가고 있습니다. 도장에서 배우고, 집에서 연습하고, 다시 도장에서 적용하고, 새로 배우고, 그런 일들의 반복입니다.


#

도장에 나가는 건 항상 즐겁습니다. 온갖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기분입니다. 배우고, 다듬고, 실력이 늘고, 어디까지나 진지하면서도 또한 유쾌합니다. 결국, 재미있지 않은 일은 계속할 수 없는 법이죠.


Posted by Neissy
TAG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1. 역시 재미가 있어야 꾸준한 법이죠...ㅎㅎ 9주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