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무술을 하고 알게 된 건데, 자신과 수준이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의 경우에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수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편차가 있긴 하고, 그렇다고 해서 방심해도 좋다는 뜻은 또 아니긴 합니다만, 경험해 온 길이기에 보이게 된달지, 알 수 있게 되는 부분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게 재밌는 건 실제로 만나서 손을 섞는 것 외에, 온라인상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도 이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 경험에 기반했는지 아닌지 얼추 느낌이 오고, 그 사람이 좋다고 말하는 걸 보면 그 사람의 수준도 지금 어느 정도일지 미루어 짐작이 되죠. 설령 허세를 부린다 해도, 그게 통하는 건 본인보다 못하는 사람에게뿐인 거라, 그게 뭔 의미가 있을지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제가 누군가를 파악할 수 있다! 너는 나보다 하수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이러면서 어느 순간 생각한 게, 그렇다면 나 역시 나와 비슷하거나 잘하는 사람에게는 내 수준이 파악될 것이고, 그런 이상 실제 실력보다 잘해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죠. 뭐 온라인 상에서야 저를 포장하려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이 이야기는 수련하면서 파트너와 엮일 때의 감각에 가깝습니다. 실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배울 걸 배우면 되지, 상대보다 강해 보이고 싶어하거나 이겨 보이고 싶다거나 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달까요. 물론,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은 마음 자체는 필요하고, 그게 수련에의 열심으로 이어져 실력 향상을 가져온다면 긍정적인 일입니다만, 어쨌거나, 포장할 필요는 없겠다는 겁니다.
결국 제가 원하는 건 강해지는 거지, 강해 보이고 싶은 게 아니니까요. 항상 누구에게든 배울 게 있으면 배우고, 고칠 게 있으면 고치고, 그게 자신을 훨씬 더 강하게 만드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