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을 수련한다거나 투로를 해야 한다거나, 거창하게 말하지만 무술의 기본은 같다. 올바른 동작이 되도록 끝없이 다듬고, 대인수련에서 잘못된 버릇이 없도록 또한 끝없이 다듬는다. 사람을 상대로 쓰는 감각 없이 혼자서 무작정 동작을 연습한다고 동작이 늘지 않고, 스파링에만 집착해서 동작 자체를 다듬지 않으면서 기술 수준이 늘지 않는다. 개인수련이건 대인수련이건 서로를 보완하며 같이 발전하는 것이지, 따로 놓고 가는 것이 아니다.
# 좀 세부적으로 말하면, 동작을 무얼 다듬는지 알아야 실제로 다듬을 수 있고, 더 맞고 덜 맞고에 집착하지 않아야 대련이 는다. 약간 다르게 말하면, 내 기분이 당장 좋아지는 것에 집착하지 않아야 장기적으로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 개인수련이니, 대인수련이니, 허공에 기술을 연습하든 사람을 상대로 쓰든, 감각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본인이 느끼는 감각은 같지 못한데, 그걸 같게 만드는 것도 연습의 하나다.
# 지내다 보면 터무니없이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런 사람에게 울컥해서 쓸데없이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은 안 든다. 그걸 가르쳐준다고 그 사람의 실제 수준이 오르지도 않고, 결국 그 부분만 자기 취향대로 취합해서 또 이상한 주장을 하는 법이더라.
# 위에서 잠깐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을 했지만, 연습하면서 기분이 좋다고 체감하기는 어렵다. 절대적인 의미에서 실력은 계속 향상되긴 하지만, 실력이 향상될수록 더욱 신경쓰게 되는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점점 더 스스로에게 엄격해진다. 연습은 기분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해야 할 걸 하는 느낌에 가깝다. 하고 싶고 하기 싫고가 어딨나, 그냥 하는 거지.
# '내 동작이 이만하면 괜찮다' 싶은 마음이 들으면 보통, 아무것도 모르는 것.
# '내 동작이 뭔가 마음에 들진 않는데, 뭘 고쳐야 할지 잘 모르겠다' 싶으면 제대로 가르치는 사부를 찾을 것.
# '내 동작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라, 오늘도 하나라도 더 고치느라 힘들다' 싶으면 일단 제대로 하는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