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교류를 이어오는 타무술가가 몇 있다. 공통점은 상대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교류를 통해 자기 무술의 강함을 증명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

# 상통하는 것도 있고, 내가 대인수련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어서 새로운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인수련 수준이 올라간다 해도, 같은 무술끼리는 아무래도 같은 규칙을 공유하기 때문에 합의된 규격 안에서 움직이게 되는데, 다른 무술은 규칙이나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움직임에 의외성이 있고, 그에 대한 반응은 내가 하는 무술을 더 잘 다듬게 해준다.

# 도장 내에서의 대인수련이건 타무술과의 교류건 대전제는 같다. 어떤 것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그걸 보완할 기회로 삼고, 잘 된다 싶다면 그걸 더욱 깔끔하게 다듬는다. 상대를 같이 강해지는 파트너로서 존중한다. 이게 서로 더 발전하고 향상하는 길이다.

# 주의. 타무술의 경우, 얕은 수준에서 쉽게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무술 내에서의 대련에서는 무언가가 잘되거나 잘되지 않을 때 그게 절대적인 게 아니라 단지 수련자의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는데, 타무술의 경우에는 그걸 수준 문제가 아니라 무술 자체의 문제로 여기는 수가 있다. 하지만 그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며, 수련자의 수준이 오름에 따라 현격한 변화를 보인다. 게다가 비슷한 수준이라도 수련자에 따라 잘하고 못하는 게 다른 법이니, 교류 몇 번 했다고 이 무술이 이렇다 저 무술은 저렇다고 판단하지 않는 게 좋다.

# 그러나 서로 간에 합의가 되고, 서로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타무술간의 교류는 꽤 도움이 된다. 같은 무술끼리는 당연스럽게 합의가 되어 중요성을 간과하던 것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경우도 있고, 사부님이 언뜻 이야기한 것이 사실은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는 일도 있다. 그 점에서는 사실, 타무술과의 교류건 도장 내에서의 대인수련이건 비슷하다: 당연히 여기는 것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쌓아가지 않으면 강해질 수 없다.

# 결국 근본적으로는 대인"수련"이다. 더 강해지기 위한 수련이고 자신이 무얼 다듬어야 하는지 깨우치는 과정이다. 그런 마음을 잊지 않으면 누구와 대련해도 배울 수 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