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약해빠진 소리냐.

"감자에 설탕을 찍어 먹으면 설탕을 찍어 먹는다고 욕하고, 그렇다고 소금을 찍어 먹으면 소금을 찍어 먹는다고 욕하니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라는 식인데, 무언가 착각하고 있지 않은가? 설탕을 찍어 먹으면 욕하는 건 소금을 원하는 사람들이지 설탕파가 아니다. 역으로 소금을 찍어 먹으면 설탕을 원하는 사람들이 욕하지 소금파는 욕하지 않는다. 소금파가 되면 소금파에게서 환영받지만 설탕파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다른 예를 들어 볼까. 이글루의 이오공감 2.0에 대해서다. 예전 이오공감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뭐라고 했으면서 막상 이오공감 2.0이 되니 예전 시스템이 좋았다고 뭐라고 한다며, 이 일관성 없는 인간들아 하며 한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예전 시스템 때 불평을 말하는 사람과 지금의 2.0 때에 불평을 말하는 사람이 같은 사람인가? 그 때는 마음에 들었지만 지금은 마음에 안 드니까 불평을 말하는 것 뿐인지 어떻게 아나? 지금 시스템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그 때는 불평을 터뜨렸지만 지금은 만족하고 잘 쓸 수도 있을 지도 모른다. 분명하게 같은 건 불평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다 뿐이지, 불평을 터뜨리는 사람이 같지는 않지 않은가.

물론 이 경우에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작용한다. 그 때는 이렇게 생각했던 사람이 저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 때도 지금도 불평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 때도 지금도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 때는 불평했지만 지금은 만족할 수도 있고 그 때는 만족하지만 지금은 불평할 수도 있다. 아무튼 그런 문제다. 그리고 사실 지금 말하려는 요지는 그건 아니다.

뭘 하든 간에,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거다. 내가 ㅇㅇ를 하면 A가 까고 ㅁㅁ를 하면 B가 깐다. 이 경우 중요한 건 어쨌든 까는 사람이 생겨난다는 거지 뭘 해도 까이네 날더러 뭘 하라고?가 아니다. 당신은 아직도 당신이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누군가의 눈에 뜨이는 이상 그건 불가능하다. 비슷한 사고와 가치관을 지닌 사람끼리 친해진다는 말은, 그게 다르다면 친해질 수 없고 더 나아가 눈 밖에 나는 사람이 된다는 소리다. 누구에게도 까이고 싶지 않다면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당신이 죽으면 된다. 하기는 그래도 까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러니 말하는 거다. ㅇㅇ하면 ㅇㅇ하는 대로 까이고 ㅁㅁ하면 ㅁㅁ하는 대로 까인다고 불평하는 것은, 아직 당신이 어리다고 광고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호평을 들을 수는 없다. 물론 그렇다고 '어차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야' 라며 타인을 아예 신경 쓰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ㅇㅇ해도 까이고 ㅁㅁ해도 까인다면, 그런 것에 신경쓰지 말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당신이 A를 중요시하지만 ㅇㅇ로는 B에게 미움받고, 그렇다고 B가 좋아하는 ㅁㅁ를 하자면 A에게 미움받는다면, ㅇㅇ로 확실하게 A를 잡는 쪽이 낫다. 둘 다 하려니 둘 다한테 까이지. 박쥐냐?

신념이 있으면 신념이 있는 대로 살아라. 누군가에게 미움 받을 수 있지만, 그 대신 당신은 당신이 중요시하는 무엇인가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간 둘 다 놓친다.


※ 물론, 이 포스트에서 정말 말하려는 건 이오공감에 대해서는 아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