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라고 말해도 상당히 여러 가지 종류의 게임이 있죠. 격투 게임이라던가, RPG라던가, 그러나 지금 제가 말하는 건 전략 게임의 이야기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말하지만, 저는 전략 게임에서 스타크래프트 같은 식의 리얼타임 방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건 전략을 겨루기보다는 손의 빠르기와 정확도를 겨루는 것처럼 여겨져요. 물론 거기에도 유닛의 활용방식 등에 있어 꽤 전략이 있고, 그렇기에 그 오래 된 게임이 10년씩이나 버티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 저는 아직도 e-sports라는 말에는 어색함을 가집니다. 감성이 구시대적인 건지, 전자 게임으로 프로가 된다는 게 좀 의아해요.

전자 게임에서도 저는 좀 고전적인 방식을 좋아합니다. 상황이 펼쳐져 있고, 상대가 수를 내면 그 의도를 읽어 가며 내 수를 내는 방식을 말이죠. 즉 제 감성은 리얼타임보다 턴제입니다. 그리고 말했듯 고전적이죠.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역사로 말할 것 같으면 10년은 우습죠.

이 쯤 하면 눈치채셨겠군요. 네, 제가 해 보고 싶은 건 바둑입니다.

고전 게임으로서는 장기나 체스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만, 장기가 됐건 바둑이 됐건, 점점 집에 친구들이 놀러 오면 대접용 게임으로 바둑판이나 장기판을 꺼내기보다는 플스를 꺼내 철권 한 판 돌리는 게 더 익숙한 분위기가 된 요즘에 이런 게임을 즐기기는 쉽지 않군요. 십오 년 전 이상 옛날에는 친구들과 부루마불이나 체스를 하는 게 그리 희한한 일이 아니었습니다만, 전자오락의 발달로 인해 그런 풍경은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라는 건 뭐 그냥 그렇다는 이야깁니다만. 요는 이런 게임들이 추억으로 묻혀 버리거나 '어른들의 게임'으로 여겨지는 게 아쉬워졌다는 말입니다. 어쨌거나 요즘은 시대가 좋아졌고 해서 꼭 얼굴을 대면해야만 이런 걸 할 수 있는 게 아니게 되었는데, 같이 할 만한 사람이 없을까 둘러 보는 중입니다. 덧붙여 말하면 제 실력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어린아이 때 조금 하다 말았으니 실력이 뭐 성장했을 리가 없죠. 딱히 제대로 수를 배워 본 일도 없고요. 그래도 장기나 체스는 바둑보다는 좀 더 해 봤지만, 거기서 거기죠.

이걸 계기로 뭐 지인 누군가가 '옳거니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 같이 해 보지 않겠는가!' 라는 리플이라도 달리면 그 길로 좀 할 수도 있겠고, 그런 게 없으면 없는 대로 저 나름대로 길을 찾아보면서 누군가를 꼬시겠지요. 아니면 사실 말만 안 하고 있었을 뿐이지 제 주위에 신의 한 수를 두는 바둑의 달인이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이런 걸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사실 예전부터 생각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생각이 난 김에 포스트를 해 보는 겁니다. 바둑책이 집에 한 권 있긴 합니다만 혼자서 봐도 별로 재미 없고, 생각나면 일 년에 한 번이나 들여다 보다가 다시 책꽂이에 꽂아 넣고 그러는 거죠.

어쨌거나 그런 이야기인데, 어디 바둑에 흥미 있는 사람 없나요? 제 실력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 서로 같이 배워 가면서 할 수 있을 겁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