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가 기말이니 다음 주가 지나면 어쨌거나 내년 3월이 오기 전까지는 학업으로 고뇌할 일은 없겠군요. 대학교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어느 만큼이나 정신적 노동이 되는지를 잘 알았달까요, 예전까지는 워낙에 학교 공부로 머리를 쓰질 않았으니 그 반동으로 더 힘들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학교가 끝난다고 해서 딱히 여유가 생기지만도 않는데, 연말로 갈수록 교회 성탄절 준비로 점점 바빠질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래저래 할 일은 계속 생겨나는 법이죠.

이게 재미있는 게, 할 게 많아질수록 뭐 일을 열심히 한다기보다 멍하니 시간만 보내게 있게 되는 일이 많아지덥니다. 워드 창을 열고 글을 쓴답시고 있긴 하는데 뭐 딱히 쓰는 것도 없고, 책을 읽는다고 해도 글자만 읽었지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고. 슬럼프라기보다 과부하가 아닐까 의심합니다만 '겨우 이 정도 가지고 과부하면 앞으로 어찌 살려고 그래?'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슬퍼지더군요. 그런 거야 어쨌거나, '아 몰라 다 때려치고 놀고 싶어' 라는 마음이 2학기 중반쯤부터 머릿속에 꽉 찼고 11월 들어서부터는 뭐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뭐 딱히 한 것도 없이 12월이네요.

다른 거 다 집어치우고 글만 쓰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운동이니 바이올린이니 요리니 하는 것도 좀 하고 싶긴 하군요. 으하하. 어쨌거나 하고 싶은 걸 좀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공부하는 게 싫다는 건 아닙니다만 학교 가니 워낙에 이거 해와라 저거 해와라 시키는 게 많아서.. 학교에서는 수업이요 집에 와서는 과제요. 갔다 오면 멍해져서 뭐 하고 싶지도 않고 여력도 안 나고.. 아주 죽겠슴다. (그런 연유로 어제 오후 수업은 자체휴강에 집에 와서 그대로 뻗어버렸습니다) 기말만 지나 봐라.. 기말만.

그래도 이 고생들이 좀 더 자신을 키워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배워야 남 줄 것도 있는 거죠. 흑흑.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