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꿈꾼 교회
김동수 지음/프리칭아카데미

요즘 교회는 욕을 많이 먹습니다. 그것은 응당 교회가 세상과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임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핍박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래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도 전혀 그리스도인답지 않은 사람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에 그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요?

그리스도인이란, 하나님께서, 또한 예수님께서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가를 성경적 세계관 안에서 사고하고 그를 기반으로 행동 원리를 정해야 합니다. 그 말씀이 때로는 내 마음에 그다지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리를 내 마음에 들도록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진리에 맞도록 바꾸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는 것을 실천할 때야말로 정말로 아는 겁니다. 이것이야말로 기독교에서 구원은 오로지 믿음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믿음은 지적인 동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서 그저 알고 있는 것뿐이라면 마귀들도 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며 예수가 그리스도시라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예수님이 꿈꾼 교회>라는 제목 아래 교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올바른 성경적 이해를 바탕으로 두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회란 어떤 것인가, 복음이란, 신앙이란 어떤 것인가.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며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 사람인가. 아마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면 기독교에서 무엇을 말하는가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에서 말한 내용을 모두 말하기는 조금 무리이니 몇 가지만 조금 말해 보겠습니다. 어떤 것이 정말 그리스도인다운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마 이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군요. 일단 무엇보다 보통 교회에 대해 오해하는데, 우선 교회는 결코 건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교회는 어디까지나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점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초대 교회 때에는 그냥 집에서 모여서 말씀을 나누고 교제했지요. 모이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하여 건물이 세워진 것이며 건물 그 자체에는 어떠한 힘도 없습니다.

교회는 오로지 예수를 그리스도로 신앙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며, 서로 섬기고 은사로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교회가 커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면,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커져서 그렇게 많이 모인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하는가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힘이 있는 교회는 그저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기구를 만들고 그 조직력으로 힘을 발휘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고 예수님께서 삶의 주인이 되는 사람들이 모인 교회야말로 진정 힘이 있는 교회입니다.

세상에는 사람들을 두 가지로 나누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만, 신약 성경에서는 누구를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합니다. 자신이 주인인 사람과 예수님이 주인인 사람이 그것입니다. 자신이 삶의 주인인 사람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며 그것이 일반적인 세상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내 삶을 내가 주장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입니다.

이 일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세상은 힘의 원리에 따라 지배당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이라고 해도 일단은 세상 안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많은 타협의 결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합니다: 세상에서 살 때는 세상 사람들 뺨치게 세상적이게 살다가 주일에만 교회에 가서 봉사하는 것.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도 자신의 이득을 위해 온갖 술수를 다 쓰고 힘있는 자에게 아부하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바로 이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더욱 욕할 겁니다.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믿는다고 말하는 것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자기 자신들도 믿지 않는 듯이 행동하니까요.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겠지요.

그리고 이 점에서 저 역시 사람들에게 자랑스레 얼굴을 내비칠 수 없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상 숭배는 무당 앞에 나가거나 점을 치거나 신상 앞에서 절하는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면서도 세속적 원리를 따라 사는 것이야말로 실은 우상 숭배입니다.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을 의지하려 하면 하나님께서도 도와 주시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비극입니다. 어정쩡하게 사는 그리스도인은 그 사람대로 힘들고, 하나님은 하나님대로 안타깝고, 안 믿는 사람은 안 믿는 사람대로 그리스도인도 다를 거 하나 없다고 말하게 되겠지요.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자기 안에 품어야만 합니다. 그 분을 생각하고 그 분을 본받을 때만이 그리스도인답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죄를 미워하고 올바른 것을 행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여야 합니다. 사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고 하니 자기를 버려야만 하기 때문에 그것이 싫어서 하지 않는 것이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매일 성경 읽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따르는 삶을 살아가는 것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멀리 하며 살아가는지, 또한 기도를 하지 않으며 살아가는지. 오로지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말하지만, 정말 믿는다면 당연히 행동이 변화되게 되어 있습니다. 지식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닌지 돌아 보아야만 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은 사실 거창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어쩌면 '나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가, 알고 있는 대로 행하고 있는가에 얼마나 떳떳하게 답할 수 있을지요. 그리스도인이 세상과 달리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지만 그리스도인의 윤리 때문에 배제해야 하므로 그들에게 욕을 듣는 것이라면 좋은 일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과는 전혀 관계없이, 오히려 그러한 영역에서는 세상 사람들보다 훨씬 더 잘 하고 있고, 오히려 자신이 말하는 바대로 -믿는다고 말하는 바대로 전혀 행동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욕을 듣는다면, 정말 자신이 그리스도인이 맞는지 돌이켜 보아야 하겠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