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전쟁
조 홀드먼 지음, 강수백 옮김/행복한책읽기
읽은 지는 좀 됐습니다만 감상 쓰기가 좀 애매했습니다. 물론 소설 자체는 꽤 흥미진진하게 쓰여 있어요. SF인데 정체 불명의 토오란이라는 외계 종족과 지구인들과의 전쟁이 주요 줄거리가 됩니다. 콜랩서 점프라는, 일종의 블랙홀을 통한 순간이동법을 발견해서 우주상의 어떤 곳이든 갈 수 있게 된 시대입니다만 그렇게 이동하면 콜랩서 점프를 하는 사람의 시간과 다른 곳에 있는 시간이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에 콜랩서 점프를 하는 사람들은 나이를 거의 먹지 않아도 밖에서는 수천 년도 넘는 시간이 흘러가기도 하는 그런 설정입니다. 요즘에는 이미 익숙한 개념이니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이 콜랩서 점프라는 부분이 일단 모든 시공간에서 중심 소재가 됩니다. 더불어 강화 수트나 (우주선의 고속이동시 그것을 버텨내기 위한) 가속 셀이라는 개념도 꽤 흥미롭고요. 거기까지라면 (적어도 스타쉽 트루퍼스처럼) 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꽤나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집니다. 말하자면, 토오란과의 오래된 전쟁의 영향을 받아 지구는 상당한 디스토피아가 된 겁니다. 모든 것이 배급제로 이루어지고 인간의 가치도 (좀 더 노골적으로) 필요성에 의해 부여되는 그런 사회입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그리 충격적인 부분은 아니었지요. 정말로 제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부분은, 딴 거 다 접어 두고,
이 소설의 세계에서는 늘어난 인구가 그 디스토피아 사회의 문제점이라는 진단 하에, 산아제한을 위해 이성애를 <고칠 수 있는 정신병>으로 규정하고 동성애만 인정하며 아이들은 인위적으로 수정시켜 시험관 아이를 만들어냅니다. ..뭐 처음부터 그렇게 나오는 건 아니고 콜랩서 점프를 반복하고 돌아온 주인공이 변한 사회를 볼 때마다 점점 가관이 된달까요.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 사회의 역입니다. 저는 동성애를 <고칠 수 있는 정신병>으로 보거든요. (라지만 요즘은 이미 이런 말도 쉽게 할 수 없는 사회가 됐군요) 동성애를 성적 소수자라고 말하는 동성애 옹호론자분들은 이 소설을 보면 꽤 유쾌해지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심히 불쾌했습니다. 그게 그렇게 몰아간다고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지 않거든요.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한 술 더 떠서 이성애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면.. "비정상으로 만들 게 따로 있지 ㅆㅂ" 이런 기분이라서 말이죠. 물론 카방글과의 MSN 대화 중 "SF는 시뮬레이팅일 뿐이다"라는 그 의견에는 동감합니다만, 저의 가치관으로는 아무리 해도 이런 결과물은 '그럴 수 있을 만 하다'고는 못 받아들이겠습니다.
..상기의 이유로 감상 쓰기를 좀 미뤄 왔던 소설입니다. 동성애도 인정하고, 있을 수 있는 사랑의 한 모습이라고 말하며, 그들은 성적 소수자일 뿐이라고 말해야 요즘 인기 있고 뭔가 진보적이라고 여겨진다는 건 압니다만,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공산당이 싫습니다. 저는 그렇게 쿨한 척은 못 하겠어요. 싫은 건 싫습니다. -하긴 애당초 '신'의 개념조차 달라지는 SF이기 때문에 저런 시뮬레이팅이 가능할 거라고 보긴 합니다만. 예전에 <망량의 상자> 감상 쓸 때도 말한 적 있습니다만, 도덕이나 신념 따위를 인간이 만들어낸 틀이라고 본다면 뭐가 어떻게 되든 이상할 것은 없겠지요. 물론 가능한 시뮬레이션입니다.
그래도 나는 이런 결과물은 싫습니다. 싫은 건 싫은 거니까요. 뭐 싫은 이유 말해도 이건 신념에 걸친 거라 이걸 무시하면 다 소용없어지긴 하겠지만. 제기랄, 나는 이래서 포스트모더니즘이 싫어.
조 홀드먼 지음, 강수백 옮김/행복한책읽기
읽은 지는 좀 됐습니다만 감상 쓰기가 좀 애매했습니다. 물론 소설 자체는 꽤 흥미진진하게 쓰여 있어요. SF인데 정체 불명의 토오란이라는 외계 종족과 지구인들과의 전쟁이 주요 줄거리가 됩니다. 콜랩서 점프라는, 일종의 블랙홀을 통한 순간이동법을 발견해서 우주상의 어떤 곳이든 갈 수 있게 된 시대입니다만 그렇게 이동하면 콜랩서 점프를 하는 사람의 시간과 다른 곳에 있는 시간이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에 콜랩서 점프를 하는 사람들은 나이를 거의 먹지 않아도 밖에서는 수천 년도 넘는 시간이 흘러가기도 하는 그런 설정입니다. 요즘에는 이미 익숙한 개념이니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이 콜랩서 점프라는 부분이 일단 모든 시공간에서 중심 소재가 됩니다. 더불어 강화 수트나 (우주선의 고속이동시 그것을 버텨내기 위한) 가속 셀이라는 개념도 꽤 흥미롭고요. 거기까지라면 (적어도 스타쉽 트루퍼스처럼) 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꽤나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집니다. 말하자면, 토오란과의 오래된 전쟁의 영향을 받아 지구는 상당한 디스토피아가 된 겁니다. 모든 것이 배급제로 이루어지고 인간의 가치도 (좀 더 노골적으로) 필요성에 의해 부여되는 그런 사회입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그리 충격적인 부분은 아니었지요. 정말로 제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부분은, 딴 거 다 접어 두고,
이 소설의 세계에서는 늘어난 인구가 그 디스토피아 사회의 문제점이라는 진단 하에, 산아제한을 위해 이성애를 <고칠 수 있는 정신병>으로 규정하고 동성애만 인정하며 아이들은 인위적으로 수정시켜 시험관 아이를 만들어냅니다. ..뭐 처음부터 그렇게 나오는 건 아니고 콜랩서 점프를 반복하고 돌아온 주인공이 변한 사회를 볼 때마다 점점 가관이 된달까요.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 사회의 역입니다. 저는 동성애를 <고칠 수 있는 정신병>으로 보거든요. (라지만 요즘은 이미 이런 말도 쉽게 할 수 없는 사회가 됐군요) 동성애를 성적 소수자라고 말하는 동성애 옹호론자분들은 이 소설을 보면 꽤 유쾌해지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심히 불쾌했습니다. 그게 그렇게 몰아간다고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지 않거든요.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한 술 더 떠서 이성애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면.. "비정상으로 만들 게 따로 있지 ㅆㅂ" 이런 기분이라서 말이죠. 물론 카방글과의 MSN 대화 중 "SF는 시뮬레이팅일 뿐이다"라는 그 의견에는 동감합니다만, 저의 가치관으로는 아무리 해도 이런 결과물은 '그럴 수 있을 만 하다'고는 못 받아들이겠습니다.
..상기의 이유로 감상 쓰기를 좀 미뤄 왔던 소설입니다. 동성애도 인정하고, 있을 수 있는 사랑의 한 모습이라고 말하며, 그들은 성적 소수자일 뿐이라고 말해야 요즘 인기 있고 뭔가 진보적이라고 여겨진다는 건 압니다만,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공산당이 싫습니다. 저는 그렇게 쿨한 척은 못 하겠어요. 싫은 건 싫습니다. -하긴 애당초 '신'의 개념조차 달라지는 SF이기 때문에 저런 시뮬레이팅이 가능할 거라고 보긴 합니다만. 예전에 <망량의 상자> 감상 쓸 때도 말한 적 있습니다만, 도덕이나 신념 따위를 인간이 만들어낸 틀이라고 본다면 뭐가 어떻게 되든 이상할 것은 없겠지요. 물론 가능한 시뮬레이션입니다.
그래도 나는 이런 결과물은 싫습니다. 싫은 건 싫은 거니까요. 뭐 싫은 이유 말해도 이건 신념에 걸친 거라 이걸 무시하면 다 소용없어지긴 하겠지만. 제기랄, 나는 이래서 포스트모더니즘이 싫어.
x류x주가 좀 임팩트가 커서(...)
피를빠는재윤/ 음, 안녕하세요, 확실히 소설 내내 이질감을 느끼는 만델라의 모습과, 위의 리플에서 카방글이 말한 최후의 낭만적인 재회를 생각할 때 그런 사회의 비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만든 세계로 무엇을 비판했는가 이전에, 그보다는 아무리 전쟁이 사회를 비정상적으로 몰고 가도 이성애가 비정상인 사회가 <성립되어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라서요.
원작이 뭘까 궁금했는데 이거였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