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dts-ES]
에릭 브레스 외 감독, 애쉬튼 커처 외 출연 / 엔터원
※주의사항: 이 감상문은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를 포함하게 되므로 특별한 선지식 없이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은 주의하세요. 그러나 되도록 영화 자체의 감상에 치명적인 부분은 줄이고 개인적인 생각을 적을 생각입니다.
누구에게나 과거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겁니다. 그 때 이렇게 했더라면, 혹은 저렇게 했더라면. 현재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은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되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은 원래는 망상에 불과하겠지만, 만약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바로 그러한 상상을 영화로 내놓은 것이 바로 이 <나비효과>라는 영화입니다.
나비효과가 무엇인지는 보통 아시리라 믿습니다만 한 번 더 설명하겠습니다. 영화 초반부에도 대강 나옵니다만 "북경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한 것이 다음 달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이론입니다. 초반의 작은 변수의 변화가 여러 가지 상황을 거쳐 마지막에는 어떤 결과를 낳을 지 모른다는 이론이죠. <나비효과>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에반은 어떠한 매개체를 가지고 과거의 행동을 바꾸어 놓는 능력을 지닙니다. 이 능력은 그의 아버지에게도 있었고 이를테면 유전이라고 할 만 합니다. 영화의 초반에는 에반도 이 사실을 몰랐고, 어떠한 상황에서 갑자기 기억상실이 찾아오고 영화에서도 그 부분은 상황재연을 돌연 뛰어넘어 버립니다. 강렬한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상실이라고 설명되지만 영화의 중반부에서는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되죠. (사실 이 주인공의 과거변경능력 부분이 원래는 기억상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는 게 어쩔 수 없다고 미리 밝혀 둔 겁니다)
다만 일반적인 과거회귀망상과는 조금 다르게, 이 주인공에게 가능한 건 과거로 돌아가 그 때부터의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한순간>만 바꾸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한순간만 바뀌고 그 이후로는 모든 게 그 변수의 조정에 따라 재조정되고 그 중간중간에서는 특별히 현재의 의지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과거를 바꾸고 나면 갑자기 <변경된 현재>가 찾아오는 겁니다. 에반은 자신이 사랑하는 켈리라는 아가씨와 행복한 미래를 함께 하고 싶어 과거를 바꾸지만, 그래서 찾아온 현재는 반드시 그가 원하는 행복한 미래만은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하나는 꼭 뒤틀려 있고, 그런 부분들이 기어이 현재를 망가뜨리고 맙니다. 과거의 한순간을 바꾸어 현재를 행복하게 하려 들면 들 수록 찾아오는 것은 더욱 더 암울한 수렁입니다. 점점 모든 것이 망가져가고, 과거를 되돌린 반향으로 자신의 뇌에도 부하가 걸려 몸 자체도 그 이상 갈 수 없을 만큼 무너진 상황에서 주인공 에반은 결국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말은?
..물론 제 감상에서는 그런 결말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도 직접 보시길 권하고요. 초반부의 기억상실이라는 이름으로 <막혀 있던> 부분이 나중에 과거를 되돌리려는 과정에서 <재전개되는> 맛도 꽤 삼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여러 가지 현재>에서 <여러 가지 인생>을 사는 켈리나 다른 여러 배우를 보며 "와우, 저거 진짜 배우다"라는 생각을 했지요. 똑같은 배우인데도 보여 주는 인상이 다릅니다. 확실히 이런 걸 보면 배우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조금 되돌려서, 그 <한순간>만 되돌리고 그 이후로의 일은 자동으로 변경되어지는 형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의미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과거 변경이 좀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살아간다는 건 게임이 아닌지라 나만의 의지가 아니라 내가 만나는 수십 수백 수천이나 되는 사람들의 의지도 함께 있고 그 역시 교차해가며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겁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내가 그 한 순간을 바꾸어서 반드시 행복한 현재가 찾아오지는 않는 이유일 겁니다. 과거의 그 어떤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것을 바꾼다고 해도 꼭 현재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는 이유죠. 이 영화의 주인공 에반이야 뭔 짓을 해도 결국 뭔가 너무 막장스러운 결말이 나와서 암울했습니다만, 그 정도까진 안 가더라도 실제로 저런 게 가능하다 해도 <누구나 행복한> 현재는 만들기 힘들 겁니다.
결론-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자. 과거는 바꿀 수도 없지만, 바꿀 수 있다고 해도 현재가 지금보다 더 나으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바꿀 수 없는 것에 신경쓰지 말고 지금부터 현재를 바꾸어 가는 게 훨씬 견실하고 건강한 인간의 사고방식이라고 믿습니다. 과거의 실패를 바꾸는 게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바탕으로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힘쓰기. 이것이야말로 사람이 성장하는 원천이 아닐까요.
에릭 브레스 외 감독, 애쉬튼 커처 외 출연 / 엔터원
※주의사항: 이 감상문은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를 포함하게 되므로 특별한 선지식 없이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은 주의하세요. 그러나 되도록 영화 자체의 감상에 치명적인 부분은 줄이고 개인적인 생각을 적을 생각입니다.
누구에게나 과거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겁니다. 그 때 이렇게 했더라면, 혹은 저렇게 했더라면. 현재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은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되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은 원래는 망상에 불과하겠지만, 만약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바로 그러한 상상을 영화로 내놓은 것이 바로 이 <나비효과>라는 영화입니다.
나비효과가 무엇인지는 보통 아시리라 믿습니다만 한 번 더 설명하겠습니다. 영화 초반부에도 대강 나옵니다만 "북경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한 것이 다음 달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이론입니다. 초반의 작은 변수의 변화가 여러 가지 상황을 거쳐 마지막에는 어떤 결과를 낳을 지 모른다는 이론이죠. <나비효과>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에반은 어떠한 매개체를 가지고 과거의 행동을 바꾸어 놓는 능력을 지닙니다. 이 능력은 그의 아버지에게도 있었고 이를테면 유전이라고 할 만 합니다. 영화의 초반에는 에반도 이 사실을 몰랐고, 어떠한 상황에서 갑자기 기억상실이 찾아오고 영화에서도 그 부분은 상황재연을 돌연 뛰어넘어 버립니다. 강렬한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상실이라고 설명되지만 영화의 중반부에서는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되죠. (사실 이 주인공의 과거변경능력 부분이 원래는 기억상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는 게 어쩔 수 없다고 미리 밝혀 둔 겁니다)
다만 일반적인 과거회귀망상과는 조금 다르게, 이 주인공에게 가능한 건 과거로 돌아가 그 때부터의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한순간>만 바꾸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한순간만 바뀌고 그 이후로는 모든 게 그 변수의 조정에 따라 재조정되고 그 중간중간에서는 특별히 현재의 의지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과거를 바꾸고 나면 갑자기 <변경된 현재>가 찾아오는 겁니다. 에반은 자신이 사랑하는 켈리라는 아가씨와 행복한 미래를 함께 하고 싶어 과거를 바꾸지만, 그래서 찾아온 현재는 반드시 그가 원하는 행복한 미래만은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하나는 꼭 뒤틀려 있고, 그런 부분들이 기어이 현재를 망가뜨리고 맙니다. 과거의 한순간을 바꾸어 현재를 행복하게 하려 들면 들 수록 찾아오는 것은 더욱 더 암울한 수렁입니다. 점점 모든 것이 망가져가고, 과거를 되돌린 반향으로 자신의 뇌에도 부하가 걸려 몸 자체도 그 이상 갈 수 없을 만큼 무너진 상황에서 주인공 에반은 결국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말은?
..물론 제 감상에서는 그런 결말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도 직접 보시길 권하고요. 초반부의 기억상실이라는 이름으로 <막혀 있던> 부분이 나중에 과거를 되돌리려는 과정에서 <재전개되는> 맛도 꽤 삼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여러 가지 현재>에서 <여러 가지 인생>을 사는 켈리나 다른 여러 배우를 보며 "와우, 저거 진짜 배우다"라는 생각을 했지요. 똑같은 배우인데도 보여 주는 인상이 다릅니다. 확실히 이런 걸 보면 배우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조금 되돌려서, 그 <한순간>만 되돌리고 그 이후로의 일은 자동으로 변경되어지는 형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의미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과거 변경이 좀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살아간다는 건 게임이 아닌지라 나만의 의지가 아니라 내가 만나는 수십 수백 수천이나 되는 사람들의 의지도 함께 있고 그 역시 교차해가며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겁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내가 그 한 순간을 바꾸어서 반드시 행복한 현재가 찾아오지는 않는 이유일 겁니다. 과거의 그 어떤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것을 바꾼다고 해도 꼭 현재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는 이유죠. 이 영화의 주인공 에반이야 뭔 짓을 해도 결국 뭔가 너무 막장스러운 결말이 나와서 암울했습니다만, 그 정도까진 안 가더라도 실제로 저런 게 가능하다 해도 <누구나 행복한> 현재는 만들기 힘들 겁니다.
결론-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자. 과거는 바꿀 수도 없지만, 바꿀 수 있다고 해도 현재가 지금보다 더 나으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바꿀 수 없는 것에 신경쓰지 말고 지금부터 현재를 바꾸어 가는 게 훨씬 견실하고 건강한 인간의 사고방식이라고 믿습니다. 과거의 실패를 바꾸는 게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바탕으로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힘쓰기. 이것이야말로 사람이 성장하는 원천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