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목소리
설경구,김남주,강동원 / 박진표
어쩌다 보니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보는 영화인 경우 저는 대체적으로 아무 기대도 안 하기 때문에 그럭저럭 볼 만한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볼만했습니다. (...)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역시 시나리오였달까요, 내용을 압축시켜보면 'ㅆㅂ 유괴범이 가족을 가지고 놀았는데 결국 애는 죽였고 돈도 먹은 채 도망갔어요. 이 색히 나쁜 놈이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같이 화내셔야 합니다. 근데 이건 그냥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놈이 있었어요. 여러분도 같이 분개해 주세요.' ..라는 느낌이랄까요? 영화로 만들어서 좀 세련되어졌고 내용 그 자체가 실제 인물의 이야기와는 다르다 뿐이지 완전 대역가명을 사용한 <공개수배 사건 25시>더군요.
뭐, 고발성이 있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 거야 뭐 어때요, 유괴범이 제대로 저항도 못하는 불쌍한 아이를 데려다가 그 부모의 죽어가는 심정을 이용해 돈이나 뜯어먹는 비겁한 놈인 건 사실이니까요.
근데 그게, 거기서 뭔가 더 나아가질 못했다. 이게 문제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준 건 그냥 경찰과 부모를 농락하고 숨어버린 유괴범과, 자식 잃은 부모의 애타는 심정 정도입니다. 그래요, 뭐 그것만 표현하려고 한 거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솔직히 제가 이 영화를 보다가 '이 감독은 수준이 이거냐' 싶었던 게..
기독교를 정말 쓸데없이 깎아내리고 있다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서 부모들은 원래 기독교인이었지만 자식이 죽게 되자 '도움도 못 주는 개독교 따위' 버리지요. 벽에 걸려 있던 나무 십자가를 설경구가 때려 부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달까요. 심방온 목사와 집사들을 사리분별 못하고 실질적인 도움도 못 주는 주제에 '잘 될 거예요' 소리나 하는 무력한 광신도스럽게 만들어 놨고. 이봐 감독씨, 당신 기독교에 무슨 억하심정 있나? 부탁인데 뭘 깎아내리고 싶다면 제대로 공부라도 하고 깎아내려봐. 당신이 무슨 주장을 하든 그건 자유지만 지금 그런 주장하면서 그걸 팔아먹으려 들고 있는 거잖아. 기독교는 현실주의 기복신앙이 아냐. 뭐 거기서 종교를 통해 구원을 얻고 오히려 더욱 강해져서 사랑과 용서를 보여 주는 종교영화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감독 당신의 개인적인 주장을 영화를 통해 쏟아내고 있다'는 인상이 너무 강했다구. 괴물 볼 때도 그놈의 감독 개인적인 감상을 쏟아내는 것 때문에 짜증났구만.
..뭐 여하간 유괴범은 나쁜 놈입니다. 부모 마음이 얼마나 아픈데 그걸 이용해먹는 파렴치한 놈들이죠. 그걸 말하고 싶었다면 그 의미에서는 이 영화는 성공한 영화입니다.
..근데 내가 영화를 보고 온 건지 사회 고발 프로를 보고 온 건지 그게 헷갈리는 게 문제. 쯧.
설경구,김남주,강동원 / 박진표
어쩌다 보니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보는 영화인 경우 저는 대체적으로 아무 기대도 안 하기 때문에 그럭저럭 볼 만한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볼만했습니다. (...)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역시 시나리오였달까요, 내용을 압축시켜보면 'ㅆㅂ 유괴범이 가족을 가지고 놀았는데 결국 애는 죽였고 돈도 먹은 채 도망갔어요. 이 색히 나쁜 놈이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같이 화내셔야 합니다. 근데 이건 그냥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놈이 있었어요. 여러분도 같이 분개해 주세요.' ..라는 느낌이랄까요? 영화로 만들어서 좀 세련되어졌고 내용 그 자체가 실제 인물의 이야기와는 다르다 뿐이지 완전 대역가명을 사용한 <공개수배 사건 25시>더군요.
뭐, 고발성이 있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 거야 뭐 어때요, 유괴범이 제대로 저항도 못하는 불쌍한 아이를 데려다가 그 부모의 죽어가는 심정을 이용해 돈이나 뜯어먹는 비겁한 놈인 건 사실이니까요.
근데 그게, 거기서 뭔가 더 나아가질 못했다. 이게 문제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준 건 그냥 경찰과 부모를 농락하고 숨어버린 유괴범과, 자식 잃은 부모의 애타는 심정 정도입니다. 그래요, 뭐 그것만 표현하려고 한 거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솔직히 제가 이 영화를 보다가 '이 감독은 수준이 이거냐' 싶었던 게..
기독교를 정말 쓸데없이 깎아내리고 있다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서 부모들은 원래 기독교인이었지만 자식이 죽게 되자 '도움도 못 주는 개독교 따위' 버리지요. 벽에 걸려 있던 나무 십자가를 설경구가 때려 부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달까요. 심방온 목사와 집사들을 사리분별 못하고 실질적인 도움도 못 주는 주제에 '잘 될 거예요' 소리나 하는 무력한 광신도스럽게 만들어 놨고. 이봐 감독씨, 당신 기독교에 무슨 억하심정 있나? 부탁인데 뭘 깎아내리고 싶다면 제대로 공부라도 하고 깎아내려봐. 당신이 무슨 주장을 하든 그건 자유지만 지금 그런 주장하면서 그걸 팔아먹으려 들고 있는 거잖아. 기독교는 현실주의 기복신앙이 아냐. 뭐 거기서 종교를 통해 구원을 얻고 오히려 더욱 강해져서 사랑과 용서를 보여 주는 종교영화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감독 당신의 개인적인 주장을 영화를 통해 쏟아내고 있다'는 인상이 너무 강했다구. 괴물 볼 때도 그놈의 감독 개인적인 감상을 쏟아내는 것 때문에 짜증났구만.
..뭐 여하간 유괴범은 나쁜 놈입니다. 부모 마음이 얼마나 아픈데 그걸 이용해먹는 파렴치한 놈들이죠. 그걸 말하고 싶었다면 그 의미에서는 이 영화는 성공한 영화입니다.
..근데 내가 영화를 보고 온 건지 사회 고발 프로를 보고 온 건지 그게 헷갈리는 게 문제. 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