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이글루 밸리에 보면 99%를 먹은 분들의 감상이 심심찮게 올라오더군요. 대체적인 평가는: 쓰다.. 인간이 먹을 게 아니다.. 친구 골탕먹이기용으로 써먹을 만하다.. ..그런 식으로 대략, 무지무지하게 쓴 초콜릿이다.. 라는 평이 대세던데, 여하간 그렇다 해도 드림 카카오 72% 정도는 확실히 좀 달착지근해서 저로서는 좀 더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먹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죠.

하지만 집 근처 마트에는 99%가 없었으므로, 아쉬운 대로 있는 86% 초콜릿을 사들고 왔습니다.


폴리페놀 2100mg이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뭐 별로 상관없습니다만


99%는 미친듯이 쓰다던데 과연 86%는 어떨까! 두근두근하며 포장을 뜯습니다. 모처럼 포스팅 거리가 생겼으니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다크 초콜릿. 잘 익은 피부


쓰다는 게 중론이고, 여하간 비싼 초콜릿이기도 하니까 (할인마트인데도 저거 하나에 2,500원. 이정도면 말 그대로 기호품이죠)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 크기로만 잘라서 입에 넣어 봅니다.

첫인상은

쓰다?!

언뜻 한약 같기도 한 향기와 동시에 혀를 자극하는 쓴맛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아니, 86%가 이 정도면 99%는 어떻다는 거지?

이건 단순히 함량의 차이가 아니라 드림카카오와 메이지 초콜릿의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하간 씁니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입니다. 저는 72%를 처음 먹었을 때의 인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때도 첫인상은 달지 않고 쓰기만 했지만, 잠깐 녹여먹여보니 어느새 고소함과 동시에 좀 달았다는 걸 느꼈었죠. 이번에도 그럴까요?

결론적으로, 86%정도면, 고소하고 답니다.

좀 더 녹여먹여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물론 여기엔 제 취향이 86% 이상 반영되어있겠지만요. 보통은 이 초콜릿이 쓰다고 느낄 거고, 딱히 반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분명 쉽게 감당할 만한 초콜릿은 아닙니다.

그러나,

천천히 녹여 먹을 때 느껴지는 깔끔한 고소함(과 미약하지만 달콤함)에 익숙해지면 다른 초콜릿이 너무 달게 느껴질 겁니다. 이미 72%도 달착지근하고 다른 초콜릿은 너무 달게 느껴지는 저로서는 그렇습니다. (56%요? 그 정도면 꽤 많이 단 겁니다)

뭐, 어른의 맛인 셈이네요. 이런 깊이 있는 맛도 꽤 괜찮습니다. 저로서는 앞으로 86%를 메인으로 갈까 생각중입니다.

(99%는 글쎄요, 일단 주위에 있지도 않고, 86%가 달게 느껴질 때 쯤 도전해보면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근데 99%면 진짜 그건 안 달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