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조니 뎁, 올란도 블룸, 키라 나이틀리, 빌 나이, 제프리 러쉬 / 고어 버빈스키

오늘은 요즘 장안에 화제중인 (!?) 캐리비안 베이의 해적을 보고 왔습니다.

뭐 일단 거두절미하고, 캡틴 잭 스팰로우의 매력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폭발합니다. 이 작자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리듬을 타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거짓말쟁이에 비겁하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유쾌해서, 결국 미워할 수 없는 해적입니다.

영화 내용? 이봐, 그런 건 다 필요없어. 난 캡틴 잭 스팰로우를 보러 간 거라고!

..라지만 조금쯤은 말을 해봐야 할 것 같군요. 일단 기본적으로 사람이 팍팍 죽어나가는 건 여전합니다. 이 부분에선 과연 이게 월트 디즈니 사단 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여하간 어쨌든 아무튼 좌우간에 결국은 유쾌합니다. 중간 중간 들어간 유머와, 위급한 상황에서도 나오는 농담이 즐겁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캡틴 잭 스팰로우의 매력은 여전하고, 윌 터너는 1편에서 그랬듯이 나름대로 표준형 주인공이고, 엘리자베스 스완 양은 이번에도 아리따우십니다.
(여담이지만 중간의 남장때 숏컷이 좋았어요. 폴인럽 숏컷. 흑흑)

특수효과도 꽤 괜찮은 편이고, 꽤 박진감 있는 신들이 많습니다만.. 1편의 적 선원들과 달리, 이번 플라잉 대디 플라이 플라잉 더치맨의 선원은.. 꾸물꾸물입니다.

네, 꾸물꾸물이죠. 예고편을 한번이라도 본 분은 이해하실 겁니다만, 꾸물거리는 바다 생물들이 몸에 잔뜩 들러붙어서, 꽤나 꾸물거립니다. 초고추장이 생각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버거울지도. 좋게 말하면 바다 냄새가 나고, 나쁘게 말하면 역겹습니다. (...) 여하간 잔뜩 꾸물꾸물거리기 때문에, 꾸물꾸물에 약한 분은 약간의 주의를.

그리고 스토리 자체에 대해서 말하자면, 까놓고 말해서, 좀 떨어집니다. 속편을 완전 대놓고 예고하는, 드라마스러운 끝마무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영화가 끝났다기보다, 인터미션을 무지하게 길게 부여받은 느낌이랄까요 이건)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이 있었던 1편에 비해, 2편은 기승전결이라고 할만한 게 없습니다. 신나게 쫓고 쫓길 뿐입니다. 뭐, 어차피 캐릭터 보러 간 거라 저로선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만..

볼거리는 확실히 많이 있지만, 뭔가 좀 부족하달까요.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지도 모르죠, 부족한 걸 3편에서 채워주겠다! ..일지도. 디즈니, 이걸 완전히 맘먹고 시리즈로 밀어붙이려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캐릭터는 확실히 괜찮으니, 스토리를 조금 더 확실하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그럼 이 감상도 슬슬 끝마무리를 지어야겠군요.
캡틴 잭 스팰로우를 좋아하신다면, 보러 가세요. 후회 안 합니다.
이상 끝. (잇힝)


여담.
블랙 펄 호의 두 생존자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 이 두 인간이 은근히 재밌습니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노링턴 씨도 꽤 볼만하더군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