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몇 자 적어 놔야 할 거 같아서 적어볼까 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시각에서 본 상황이므로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음을 밝혀둡니다.
..라지만 객관적일 필요는 없잖아, 어차피?
아무튼 길드 탈퇴 이유입니다.
1.
우선 이것부터 확실히 해 두죠.
탈퇴 이유는 감정상의 것이 70% 이상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거고,
제가 '탈퇴했다'는 행동을 취한 게 감정에 휩쓸린 극단적 행동으로 보일 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이것저것 생각해 보고 결정한 것임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쉽게 말해서, 앙금이 풀려서 되돌아갈 수 있는 일이었다면
애초부터 탈퇴 안 했습니다.
제 안에서는 이미 완전히 연을 끊은 겁니다.
더 이상 윈터엘프라는 길드에 정을 줄 수 없고,
신뢰감이 끊어진 이상 그 길드에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2.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그리고 왜 이렇게까지 열받아 하고 있는가.
글쎄요,
물론 발단은 새 길원을 가입시킨 일에 대한 것에서 시작했지요.
새 길원을 가입 승인시킨 것에 대해서,
물론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불안해하거나
뭐 그런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길마로서 제가 판단하고 승인한 겁니다.
여기서부터 두 가지 문제가 파생되죠.
1) 길마로서 그 정도 권한이 없는가.
2) 전혀 모르는 사람을 가입시키는 것은 일단 배제하자는 룰이 있었다.
여기에서부터의 나셰즈키리아와의 대화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우선
2) 전혀 모르는 사람을 가입시키는 것은 일단 배제하자는 룰이 있었다.
부터 볼까요.
제 입장에서 볼 때, 윈터엘프 길드는 제가 길마였던 길드입니다.
그리고 길마로서 저는 앞으로의 윈엘이 보다 열린 길드가 되길 바랐습니다.
당연히 새 길원의 유입은 환영할 만한 일이었고,
실제로 요즈음의 윈엘은 새 길원이 하나 둘 늘면서 차곡차곡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점에서 이 문제가 생겼죠.
그리고 이번의 새 길원은, 제가 승인한 길원이었습니다.
(물론 승인 자체는 예전에도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불만이 들려왔다. 라는 겁니다.
까놓고 말해보죠.
한 다리 건너서 들어오면 괜찮고 바로 들어오면 곤란하다?
그 한 다리라는 게 어느 정도입니까, 대체.
이를테면 아카링형이나, 에버그린님이나, 랑낭님이나, 기타 누구였든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눈 다음에 우리 길드에 들어왔던가요?
사기나 다툼 방지를 위해서 곤란하다? (적어도 나셰즈는 이렇게 말했죠)
저쪽이 진짜로 맘먹고 들어오면 그걸 무슨 수로 판단합니까.
그나마 좀 강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오프라인의 친구 정도나 될 텐데.
그 무슨 폐쇄적인 길드입니까.
아예 처음부터 길드석에 그렇게 밝혀놓던지 말입니다.
(제 성향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전 저런 식으로 폐쇄적인 거 굉장히 싫어합니다.
'우리끼리 잘 놀아보자' 라는 것밖에 더 됩니까)
여기에서 일단 윈엘이라는 길드에 대해 실망감이 한 번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이건 그렇게 큰 문제라고까진 할 수 없었다고도 할 수 있겠죠.
적어도 전 아직 길마였고, 그런 건 앞으로 의견 조율해가며 고치면 되지 않겠냐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마 자체에 대해 문제가 생겼습니다.
결정적인 건 이거였죠.
1) 길마로서 그 정도 권한이 없는가.
길마라면 그런 권한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셰즈키리아의 말에 의하면, 적어도 전 길마가 아닌 게 되었습니다.
고대길마인 시무이가 군대 가서 없을 때의 길드석 유지를 위한 대리인.
시무이가 돌아오면 윈엘 길마는 돌려줘야 하는 자리였던 겁니다.
그게 현재 윈터엘프의 길드 마스터입니다.
윈터엘프는 '시무이의 길드'인 겁니다.
이렇게까지 윈엘이 커질 줄은 몰랐다고 나셰즈는 말하더군요.
아 예, 그렇습니까.
저는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을 위해서 스토리지를 질러가며 길마를 맡고 있었던 거로군요.
그런 주제에 나름대로 길드를 키워보겠다고 해보고.
별 필요도 없는 사명감 같은 걸 갖고 있었던 게로군요.
길마 대리인 주제에 말입니다. 돌려줘야 하는 자리에 집착하고 있었던 거로군요.
길마가 사라져도, 길드석이 없어지고 조금 불편할 뿐이다 라던 그런 자리에 말입니다.
장난합니까?
물론 그런 말을 한 건 나셰즈키리아였고, 다른 길원은 그런 말을 하진 않았죠.
하지만 그 말을 한 게 '나셰즈키리아'라는 게 문제가 됩니다.
윈엘의 초기멤버. 자신이 하는 말이 어떤 무게를 갖고 있는지 설마 모르진 않을테고.
이 시점에서 제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다섯 가지가 있었습니다.
1. 길마 자리에 그냥 남아 있으면서 자신이 길마 대리인임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2. 길마 대리인은 못하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길마를 넘긴 후 윈엘엔 남아 있는다.
3. 나셰즈키리아를 탈퇴시키고 지금 누가 윈터엘프의 길마인지 인지시켜준다.
4. 윈터엘프 길드를 해체시켜서 누가 권한자인지 알려준다. (길마에겐 그런 권한이 있습니다)
5. 자신이 윈터엘프를 나온다.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1. 길마 자리에 그냥 남아 있으면서 자신이 길마 대리인임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미안하지만 웃기지 마십시오. 내가 최규하니?
그런 건 안 하고 말지.
2. 길마 대리인은 못하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길마를 넘긴 후 윈엘엔 남아 있는다.
1번이 불가능하다면 어쩌면 이게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최선의 해결책이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윈터엘프라는 시무이의 길드에 정이 떨어졌고,
나셰즈키리아라는 녀석을 계속 보고 있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주절거리고 싶으면 니가 스토리지 질러서 니가 길마 하라고.
아 그래,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지. 그럼 곧바로 5번으로 이동?
..일 수도 있지만.
3. 나셰즈키리아를 탈퇴시키고 지금 누가 윈터엘프의 길마인지 인지시켜준다.
이런 선택지도 있었죠.
미안하지만 니가 인정하든 안 하든 길마는 나였고,
스토리지 질러가며 내가 길드석 유지시키고 있었습니다.
모든 권한은 나한테 있었고, 승인이든 탈퇴든 권한 자체로는 나한테 있었거든요.
뭐, 일종의 쿠테타겠죠. 이 길드 내가 확실히 먹어주겠다! 라는 거.
근데 뭐 이건 좀 아니다 싶더군요. 나갈거면 내가 나가고 말지.
4. 윈터엘프 길드를 해체시켜서 누가 권한자인지 알려준다. (길마에겐 그런 권한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선택지도 있었긴 합니다.
어제는 꽤나 차분하게 열받았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것도 잠깐 고려해봤습니다만.
다른 길원들은 무슨 죄랍니까. 그러니까 이건 불가능하고.
5. 자신이 윈터엘프를 나온다.
그래서 이렇게 된 겁니다.
꽤나 감정적으로 했구나,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논리전개가 어떻게 되어서 여기까지 왔는지는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자신을 길마 대리인이라고 생각하고 스토리지 지르는 거 걍 길드석 유지나 해주고
길원 들어오면 그때그때 승인이나 해주면 되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테죠.
쓸데없이 윈엘 길마라고 나서서 말입니다, 어느 바보가.
제풀에 열받아서 나가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길드마스터는 나셰즈를 시키는 게 가장 좋을 겁니다.
윈엘이 시무이의 길드인 이상 시무이의 친구가 지켜주고 있는 게 확실하잖겠습니까.
또 나같은 사람이 길마했다가 나처럼 빡돌아서 아예 길드를 날려버리면 어떻게 할래요.
다 읽고 이렇게 생각하실 분 많을 겁니다.
그런다고 나갈 것까진 없잖아.
그런 분들에게는 이렇게 말해볼까 합니다.
윈터엘프는 제가 처음 마비를 시작하고부터 들었던 길드입니다.
노환생 때 22렙까지만 키우고 한동안 안 했었지만
환생하고 나서 그후로 13환생. 계속 마비를 하면서 정들었던 길드입니다.
'나의 길드'는 여기였다, 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배신감도 컸다고 생각해 주세요.
처음에 밝힌 대로 감정상의 이유가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네, 전 절대로 윈터엘프에 안 돌아갑니다.
너무 실망감이 크기 때문에, 환멸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들에겐 죄가 없죠.
하지만 윈터엘프에 남아있다고 했더라도
내게 더 이상 윈터엘프는 윈터엘프가 아닙니다.
정을 줄 수가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기 때문에, 너무 많이 실망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나갈 일이 아니잖아 라고 말하실 분 있을 것 같지만.
전 그렇게 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사요나라, 윈터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