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첫번째 주지사항: 타고 간 차가 승합차였고, 후륜구동이었다. 눈길에서 후륜구동은 쥐약이라는 거 아는 사람은 다 안다.

· 첫번째 고비: 제법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데 차바퀴가 눈에서 슥슥슥 헛도는 게 느껴지더라. '아, 이럴 땐 트랙션을 보강해야지!'라는, 레이싱게임덕후다운 상식을 발휘하여, 동생과 함께 가장 뒷자리로 이동하여 도합 1☆0kg의 중량으로 후륜을 눌러주어 트랙션 보강. 바퀴가 헛도는 게 줄더니 제법 잘 올라갔다.

· 두번째 고비: 경사가 제법 있는 오른쪽 커브를 내려가는 중에, 돌연 차가 스핀 → 1미터 정도의 짧은 드리프트 → 카운터로 균형을 바로잡는 일이 일어났음. 와우, 내가 살다가 승합차로 드리프트를 체험하는 일이 다 일어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스핀하려던 그 순간에 주위에 차가 없었으므로 드리프트가 걸리면서도 별로 걱정은 안했다. 뭐 운전하시던 아버지야 오싹하셨겠지만 나는 아버님의 운전기술을 믿으니까 ←

· 세번째 고비: 경사로 올라가기 파트 2. 트랙션 보강하는 거야 보강하는 거지만, 이 때의 문제는 경사로 중에 차 하나가 서버려서 길이 막혔고, 신호에 걸리기도 해서 거북이 걸음 내지는 거의 정지 상태들이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잘못하면 계속 올라가는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정지해버릴 수 있었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그 경사로에서 후륜구동 차량이 다시 올라가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랄까 여기에서 정말 가장 위험했던 건 바로 앞 차량이 ○○○○ .. 즉 아우디였다는 사실. 그 아슬아슬한 차간을 유지해가며 진행을 계속 유지해야 했던 아버지는 여기서도 식은땀 좀 나셨다.

· 하지만 어쨌든 무사 안녕하게 큰집에 잘 갔고, 조부모님 뵙고 친척들도 뵙고 다시 무사히 돌아왔다. 잘됐어 잘됐어.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