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배가 고팠던지라 식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어디가 좋을까 좀 고민을 했는데, 역시 전주에 왔으면 전주비빔밥이지! 라는 생각으로 비빔밥을 하는 데를 찾았습니다. 일단 받았던 안내서에서 맛집이 어딨나를 좀 확인하고 (이 방식은 나중에 모텔 찾을 때도 좀 쓰였습니다) 괜찮다 싶은 데로 이동했죠.
그래서 여기로 갔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담장이 경기전의 담장입니다. 사실 경기전 돌아보면서 저 종로회관 간판이 계속 보여서, '음 이따 저녁 먹을 때 저기나 가볼까?' 하고 계속 생각하게 되었던 게 여길 가기 된 이유의 하나이기도 했죠. 그리고 여기로 가기 전에 일단의 어르신들이 장우회 모임을 저기서 하는 듯 저기로 들어가시더군요. 음 괜찮은 데인가보다 싶어서 더 고민 안 하고 갔습니다.
반찬. 지금 쓰는 시점에서 저도 저녁을 안 먹었기 때문에 이 사진 보니까 허기가 밀려드네요. 또 먹고 싶다..
식당 내부의 풍경 자체는 이렇습니다. 2층으로도 올라갈 수 있지만 올라가진 않았습니다.
비빔밥 등장! 지글지글 끓는 소리가 납니다. 만원입니다만 먹어볼 만 합니다.
저 노란 묵은 녹두묵입니다. 뭔가 하고 물어봤죠.
비볐으니 먹는 일만 남았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주위의 다른 사람들보다 양이 좀 많은 편입니다. 몹시 잘 먹었죠. 얼마나 잘 먹었느냐 하면 열심히 먹고 있으려니 여기서 일하시는 분이 "젊은 사람이 많이 먹는다"면서 밥 한 공기하고 고추장 더 갖다 줄 테니 비벼 먹겠느냐고 물어왔을 만큼 잘 먹었죠. 물론 받았고 고추장에 반찬까지 비벼서 잘 먹었습니다.
깨끗이_먹은_흔적.jpg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뭔가 여행 첫 날인데 이대로 끝내기는 아쉽기 때문에 전주의 밤거리라도 구경하러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안내서를 보니 '걷고 싶은 거리'라는 게 있고 한옥마을 근처이기 때문에 그리로 갑니다.
초입 왼쪽에 전주객사가 보입니다.
그래서 이름하여 '객사길'.
뭐 그 밤거리 자체는 이런 느낌으로, 소박하게 화려하달까요.
대강 다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에 보인 건물. (일부러 멀리 돌아가는 길로 돌아갔습니다)
사실 이런 쇠락한 느낌도 꽤 좋아합니다.
다시 한옥마을로 돌아왔습니다. 밤에는 이런 느낌입니다.
밤의 전동성당도 좀 찍어두고, 이제 한옥마을을 떠납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이게 전주역 가는건지 사람들한테 묻고, 내릴 때도 전주역이 어디쯤인지 승객들한테 묻고. (이 버스는 버스 안 방송이 없더군요. 그래서 피곤했습니다) 처음에는 전주역 어디쯤인지 제 앞자리에 앉은 남자들한테 물었는데, 이 사람들 잘 모르더군요. 그래서 정류장 설 때마다 유리창 너머의 정류장에 적힌 이름을 용쓰면서 읽고 있으려니 그 꼴이 딱했는지 제 옆에 앉아 있던 예쁜 아가씨가 전주역 내릴 때 알려주겠다고 친절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아아 그 때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름 모를 아가씨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
뭐 그건 그렇고, 전주역 잘 도착해서 기차 타고 여수로 내려가면서 유리창에 비친 자기 모습을 한 번 찰칵.
그리고 여수역에 도착했습니다. 이 근처에 모텔 같은 데서 숙박해야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역 근처, 완전 벌판이더군요. 바람도 심하게 불어서 카메라가 흔들렸습니다.
택시를 탈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이 날은 더 볼 것도 없고, 돈 아까우니까 여수 시내까지 걸어갑니다.
한 1Km쯤 걸어가면 시내가 나옵니다.
밤의 여수.
걸어가는 중에 여관의 호객행위가 있었습니다. 어느 아주머니가 "아가씨 있다"면서 부르는데, 사실 그냥 무시하고 갔어야 하지만 "아가씨 필요없어요" 하니 이번엔 "아줌마도 있다"고 하시더군요. ······아 그게 그렇게 되는 거였네. 여기서 아줌마도 필요없다 그러면 이번엔 뭐가 나올지 두려워져서 그 다음엔 그냥 대꾸 안 하고 계속 갔습니다. 뒤에서 "이리 와보랑께"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
실로 한적한 소도시.
모텔은 좀 돌아다니다가, '굿스테이'라고 인증된 곳을 들어갔습니다.
사진으론 잘 안 보이지만 저 밝게 빛나는 사각형 패널 (BEST라는 영어가 빛납니다만)
위에 붙은 사각형 패널에 굿스테이라 적혀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12시는 넘었습니다.
모텔 안은 이런 느낌입니다. 여행 다니면서 보니 대개 3만원 정도면 이런 방 구하더군요.
컴퓨터도 있는데 여기 건 모니터가 고장나서 안 됩니다.
어차피 이 날에 컴퓨터 할 여력은 없었으니 사실 별 상관없었습니다만.
여긴 화장실
모텔에 들어갈 때마다 카메라 배터리 및 휴대폰 충전 등을 했다는 거야 뭐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전 모텔 가서 말 그대로 잠만 자고 나오는 성실한 여행자였습지요. 뭐 이상한 소리 들리는 일도 없어서, 기본적으로 자던 자리가 아니며 베개가 안 맞는다거나 따듯한 건 좋은데 좀 건조하다거나 해서 숙면을 방해받는 요소들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편안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건조했던 건 일본 호텔 (이라지만 사실 우리나라 모텔급)에서도 그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