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일찍 잔 덕분에 일찍 일어난 저는 여객선 터미널로 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 약간의 먹을거리와 음료수를 준비한 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소매물도를 전에 <1박 2일>에서 봤을 때, 제법 산을 타는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동틀 무렵 배를 탑니다.
매물도 방면이니까 엔젤 3호를 탑니다: 매물도는 대(大)매물도가 있고 소(小)매물도가 있는데,
제가 가려는 곳이 바로 소매물도죠.
이 배입니다.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제법 많이 탈 수 있습니다.
저는 2층에 자리를 잡았죠. 여기저기 창밖도 잘 보이는 좋은 자리입니다.
제가 있는 자리에서 2층 안쪽을 보면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조타실도 보이고요.
계단으로 내려가면 1층이 있는데 거긴 상당히 넓습니다. (1층 사진은 찍지 않아서 없습니다)
가는 표와 오는 표는 따로 구분합니다. 도합 26,000원이었겠네요. (이젠 기억도 잘 안 나서)
언제 돌아오게 될지 몰라서 15:55 표를 끊었는데,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생각보다 별로 오래 걸리지 않더군요.
하지만 선원분에게 "이거 표 이렇게 끊었는데 그냥 빨리 오는 배 타도 되나요?" 물어보니 괜찮다 해서,
사실 저거보다 빠른 시각의 배를 타고 돌아오는 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배가 터미널을 떠납니다. 이제 바다 위입니다. 야호 흥분되네요.
배 위에서 바라본 아침 노을. (창문 열고 찍었습니다)
중간에 다른 섬에서 멈추어 사람들을 태우고 내리기도 합니다. 소매물도'만' 가는 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다시 출발!
가는 도중에 이런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해도 뜰 만큼 떴고, 이제 그저 바다 위입니다.
잠깐 2층 바깥쪽으로 나가 바다를 찍어보았습니다.
자- 그리고 드디어 소매물도에 도착했습니다!
내린 뒤, 타고 온 배를 찍어봅니다.
소매물도에 거의 붙어 있는 등대섬은 통영 8경 중 하나입니다.
저 등대섬을 쿠크다스 섬이라고도 하는데 쿠크다스 광고를 여기에서 찍었기 때문이죠..
자, 이제부터 가벼운 등산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깐 다시 뒤를 돌아보기도 하고.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느긋해 보이는 개님도 찍어보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기를 들고 다녔죠.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만.
<1박 2일> 소매물도 편에서도 이 계단이 나왔지요.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거의 안 나와서 어떤 길인지 잘 감이 안 잡히죠.
뭐, 올라가다 보면 이런 길이 나오고,
이렇게 표지판이 보입니다. 사실 길을 따라 쭉 가면 등대섬이 보이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만,
저는 특이한 것 좋아하는 남자: 이렇게 괜히 샛길로 들어가봅니다.
돌고 돌다 보니 이런 건물이 나오더군요. 여긴 어디지?
하고 보니 매물도 감시서. 밀수꾼을 감시하던 초소였는데 지금은 폐쇄된 상태입니다.
내부는 뭐 이렇게 을씨년스럽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네요.
가파른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와보면 이런 풍경입니다.
이런 곳에서 배가 지나가는 것을 감시했겠지요.
어쨌거나, 감시서를 나와 다시 등대섬 쪽으로 향합니다.
길은 평탄하지만은 않으며, 조금 좁기도 합니다.
약간은 조심해야죠- 그나저나 저 멀리 슬슬 등대섬이 보이는군요.
이 섬은 풍경이 꽤 좋습니다.
그러나 위험하니까 조심. 팻말에 '추락주의'라고 적혀 있는데 이거 정말로 조심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즈음에서, 길을 따라 가지 않고 잠깐 (사진에서 볼 때) 오른쪽으로 올라가, 좀 높은 곳으로 가서 등대섬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름 포인트인지 이미 여러 사람이 있더군요.
그곳에서 찍은 등대섬 사진. 이게 바로 쿠크다스 섬 ←입니다!
물론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그리고 전에 올린 여행기를 읽으신 분은 기억하실 수 있다시피, 저 등대섬으로는 걸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때를 맞추어야 하고, 이 사진이 찍힌 시점으로부터도 좀 더 걸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