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제레미 레너, 톰 히들스턴, 사무엘 L. 잭슨 외

 지난 5월 3일에 보러 갔었는데 이걸 아직도 감상을 안 적었군요. 사실 이걸 막 봤을 즈음에는 너무들 어벤져스 어벤져스 떠들고 있어서 오히려 감상을 적기 귀찮았던 면도 있었습니다. 제게 워낙에 좀 반골의 피가 있어서 말입지요. (아련)

 뭐 어쨌든, 봤으니까 기록 삼아 적어둡니다. 어차피 보실 분은 진작에 보셨을 테니 별로 설명이 필요하지도 않을 테고, 그냥 간단하게 적을게요.

 1. 스파이더맨의 부재는 아쉬웠습니다. 물론 원작을 따지면 어벤져스 초기 멤버가 아니므로 스파이더맨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솔직히 스파이더맨의 영화 판권이 소니에 있는 게 아니었으면 분명히 여기에 들어갔을 겁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영화판은 원작과는 다른 궤를 달리는 다소 별개의 이야기이고, 그러면 우리의 푸어 프렌들리 네이버후드 스파이디가 안 들어갈 이유가 별로 없으니까요. 그래서 정말 아쉬웠는데, 다음에는 어떻게든 판권 문제를 좀 해결해서 같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그러나 어쨌거나, 나온 히어로들의 활약은 참으로 볼만했습니다. 누군가는 여기에서 스토리 부재를 까던데 <어벤져스>에 스토리 따윈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 건 이미 히어로들 단독 영화인 전작들에서 다 보여줬고, <어벤져스>는 액션 보러 간 거니까 액션 보여주면 충분한 거라 이 말임다. 액션 말고 볼 거 없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런 액션 만들기가 어디 쉽습니까? 이만하면 충분해요! 게다가 이 히어로 수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한쪽으로만 쏠리는 일도 없이 적절하게 배분되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후반부 시가전에서 히어로들의 액션이 롱테이크로 옮겨가는 모습은 또 참 훌륭한 연출이었습죠. 인상 깊었습니다)

 3. 스토리 하니 역시, 어벤져스에서 스토리를 따진다면 <시빌 워>가 생각나지 않을까 하는데 그게 나올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걸 계획하고 있더라도 거기까지 갈 길은 사실 좀 멀어 보입니다. <어벤져스>에서야 없어도 괜찮았다지만 <시빌 워>에 스파이더맨이 없으면 정말 정말 이야기 진행이 말이 안 되는데다, <시빌 워>를 진행시키려면 그 전에 깔아둬야 할 떡밥도 좀 있는데 그걸 금방 해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거든요. ······떡밥이나 뭐 그런 건 솔직히 영화화라는 특성상 어떻게 슥삭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스파이더맨의 부재는 정말 치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블도 그런 건 잘 알테니 뭐 알아서들 하겠죠.

 4. 아무튼 재미있었습니다. 극장에서 안 봤으면 후회했을 뻔했네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