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지성을 둘러보길 마친 우리는 다시 전철을 타고 고베로 향했습니다. 전에도 썼다시피, 고베는 히메지와 우메다의 중간에 있습니다.
그리고 빵집엘 들렀죠
이런
저런
빵들이 있었습니다.
배고파서 빵을 산 것까진 좋은데, 이 빵집엔 빵을 먹을 공간이 없었습니다. 일본은 대체 편의점이나 빵집에서 먹을 걸 사면 다들 어디 가서 먹는 건지 모르겠어요. 암튼 그래서 뭔가 먹을 만한 장소를 찾아 간 곳이..
..여기.
오히려 한국보다 싸더군요.
Tall 사이즈로, 드립이 340엔 캬라멜 마끼아또가 420엔.
그리고 빵집에서 사온 빵을 먹습니다.. 만
원래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꺼내 먹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다 보니 이리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나니 눈에 너무 띄어서 주의를 받았죠. (먼산)
아무튼 가볍게 빵 두어 개 먹고 커피도 먹고 다시 이동합니다.
원래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꺼내 먹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다 보니 이리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나니 눈에 너무 띄어서 주의를 받았죠. (먼산)
아무튼 가볍게 빵 두어 개 먹고 커피도 먹고 다시 이동합니다.
이번에 간 곳은 고베의 '인간과 방재 미래 센터'. 이와야 (岩屋) 역 부근에 있습니다.
찾기 쉬운 건물입니다
견학 온 학생들도 보이네요
여기에서는 고베 대지진에 관한 여러 자료와 전시물을 볼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 사진 촬영은 불가, 그래서 초반에 나오는 영상 체험관의 모습만 하나 살짝 찍었습니다.
체험관이라지만 진동이 심하진 않습니다. 서 있어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
지진 당시 모습을 재현한 영상과 함께 진동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체험관이라지만 진동이 심하진 않습니다. 서 있어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
지진 당시 모습을 재현한 영상과 함께 진동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저걸 마치고 나면 지진 직후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관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후로 대지진 때 일어난 피해와, 복구에 얼마만한 노력이 들었는가 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영상물이나 전시물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안내원 분들은 노인들이셨는데, 꽤 친절했으며 제게 일본에 공부하러 왔느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냥 여행온 거라고 답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그냥 관광 여행 와서 여기에 들르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고베 대지진은 최근 아이티 지진과 같은 진도 7의 지진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철교가 엿가락처럼 부러져나가고, 집이 무너지고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죠.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아남고, 살아남은 사람이라 해도 큰 상처를 남기고, 그래도 어떻게든 복구하고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해받았습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도와가며 살아가는 것이란 사실도요.
더불어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대지진 후 더럽혀진 거리에는 쓰레기 투기 등으로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합니다. 사실, (요새는 한국도 많이 깨끗해지긴 했습니다만) 일본이 깨끗한 것은 일본인의 국민성이 그래서가 아니라 체계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거리 미화에 많은 인력을 들이고, (더불어 거리에 경찰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기본적으로 깨끗하게 만들어놓았다 보니 그런 깨끗한 거리에 생각 없이 쓰레기를 버리기 힘들게 되죠. 더러운 거리라면 편하게 휙 쓰레기를 던질 수 있겠습니다만.
볼거리가 꽤 많은 곳이었습니다. 일본에 가서 여기를 둘러보실 분이라면, 두어 시간 정도 잡고 느긋하게 자료를 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제 경우는 폐관 시간에 닿아서 모든 걸 다 보지 못하고 나와야만 했습니다.
여담. 제일 아래층에선 3D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프레디의 일기'였던가 하는, 만물의 순환에 대해 말하는 짤막한 영화였습니다. 이건 고베 대지진과 관련이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고.. 잎사귀 프레디가 계절을 보내고 낙엽이 되어 스러져가지만 나무의 양분이 되어 다시 나무와 하나가 된다는 내용이었죠. 사실 그런 내용인 줄 모르고 그냥 지진과 관련된 것이겠거니 해서 (좀 위에서 언급한, 친절한 일본인) 안내원 분이 3D 영화 보고 싶냐 (일본말 잘은 못한다고 답하니 영어를 할 줄 아시는 분이 오셔서 안내해주시더랍니다. 영어 잘하시더군요)고 물었을 때 "오옷, 보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는데.. ..뭐, 나름 재미있었으니 괜찮았지만요. 좌석마다 스피커가 달려있어서 음성도 입체감있게 들려왔고.. 일본은 이런 거에 돈 많이 쓰는 듯합니다.
여담의 여담. '프레디의 일기'가 끝날 때 나오는 엔딩곡에 대해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프레디의 일기라면 엔딩곡은 Show must go on이어야지! 내용도 딱 알맞네!" ..뭐 그렇다고요.
나오니 이제 어두워졌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보인, 여자프로야구리그 개막을 알리는 광고물. 캐릭터는 크로스게임의 아오바로군요.
바다가 보이길래, 역으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찍었습니다
역으로 돌아가기 전 다리 위에서
그리고 이와야에서 두 역 떨어진 산노미야 (三官)로 가서, 프랑스 음식점인 루세트 (Recette)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 먹으러 가자!>에 소개된 집인데, 한국에서 먹으면 10만원 이상급의 프랑스 요리를 5천엔 정도에 먹을 수 있다더군요. 잘 먹으러 일본에 왔으니, 저녁은 프랑스 요리로 하기로 결정.
그리고 찾았습니다. 주위는 보통의 주택가 같은 느낌.
메뉴가 보입니다. ..봐도 모릅니다.
운치있는 곳입니다
마담은 꽤 친절했습니다. 영어도 좀 하시긴 하더랍니다만 솔직히 전 일어가 더 편해서 일어로 대화했어요.
대충 제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추천요리로 해주세요"
"일본도 처음이고 프랑스요리도 처음입니다"
"정말로 맛있어요"
일본에 처음 온데다 프랑스요리가 처음이라는 두 한국인이 와서 주문을 한 덕에 마담은 맛있을까 하고 걱정을 했던 모양입니다.
메뉴 하나하나가 나오고 먹고 난 다음마다 맛있다고 했는데 다행이라고 걱정했다고 하더군요..
대충 제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추천요리로 해주세요"
"일본도 처음이고 프랑스요리도 처음입니다"
"정말로 맛있어요"
일본에 처음 온데다 프랑스요리가 처음이라는 두 한국인이 와서 주문을 한 덕에 마담은 맛있을까 하고 걱정을 했던 모양입니다.
메뉴 하나하나가 나오고 먹고 난 다음마다 맛있다고 했는데 다행이라고 걱정했다고 하더군요..
무알콜 포도주스. 알콜이 안 들어있는 것만 빼면 포도주와 별로 안 다릅니다.
상표를 보여주었는데 봐도 뭔지 모릅니다. 아무튼 비쌌습니다. 이거 한 잔에 700엔.
상표를 보여주었는데 봐도 뭔지 모릅니다. 아무튼 비쌌습니다. 이거 한 잔에 700엔.
식사가 나오기 전에 빵을 줍니다. 빵은 부드럽고 향긋하고 아주 맛있습니다
이건 호근이에게 나왔던 아무슈 (amuse: 단품 요리).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제가 받은 아무슈. 바삭한 파스타였는데 매우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받은 오르되브르 (hors-d'oeuvre: 전채요리). 가운데 있는 건 위에 나온 파스타고..
양쪽에 보이는 (그리고 파스타 아래 또 하나 깔려있는) 건 마담 왈
어린 소의 고기라고..
호, 호사스럽다!
양쪽에 보이는 (그리고 파스타 아래 또 하나 깔려있는) 건 마담 왈
어린 소의 고기라고..
호, 호사스럽다!
무지무지무지하게 부드러웠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호근에게 나온 오르되브르, 굴요리
그리고 이건 저에게 나온 메인요리. 뭔가의 물고기하고 (마담이 무슨 그림 보여주긴 했는데 전 어류는 봐도 몰라요)
홍합하고 무슨 조개하고 등등..
솔직히 바다 요리는 안 좋아하는 저입니다만 이건 꽤 맛있게 먹었습니다. 비린 맛 전혀 없고 담백하고..
좀 뽀득뽀득했다는 느낌? 근데 전 어류는 고급을 먹어도 고급인지 잘 몰라요 (...)
홍합하고 무슨 조개하고 등등..
솔직히 바다 요리는 안 좋아하는 저입니다만 이건 꽤 맛있게 먹었습니다. 비린 맛 전혀 없고 담백하고..
좀 뽀득뽀득했다는 느낌? 근데 전 어류는 고급을 먹어도 고급인지 잘 몰라요 (...)
이건 호근에게 나온 메인. 소의 볼살이라더군요. 조금 얻어 먹어봤는데 부드럽고 깊이있는 맛이 눈물이 나더랍니다..
디저트로 전 치즈 종류를 골랐습니다. 전부 무슨 치즈였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각각의 치즈를 위에 있는 것과 조합해 먹었는데 아마 맞게 먹은 것 같습니다.
제일 오른쪽은 하드 치즈였는데 발꼬랑내 났어요.. ..한 1/100쯤 희석하면 보통 생각하는 체다치즈 냄새 날 듯합니다.
각각의 치즈를 위에 있는 것과 조합해 먹었는데 아마 맞게 먹은 것 같습니다.
제일 오른쪽은 하드 치즈였는데 발꼬랑내 났어요.. ..한 1/100쯤 희석하면 보통 생각하는 체다치즈 냄새 날 듯합니다.
이건 호근이 고른 디저트 .. 의 애피타이저 격인데 뭐였는지 전 기억이 안 납니다
제가 치즈를 다 먹을 때쯤 홍차가 나왔습니다. 씁쓸하고 쌉쌀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맛이었습니다.
..전 설탕을 전혀 안 넣고 먹었지요.
..전 설탕을 전혀 안 넣고 먹었지요.
그리고 이게 호근에게 나온 진짜 디저트. 초콜릿 무스였나 뭐였나
그리고 이게 진짜 마지막 디저트. 다들 맛있었습니다
프랑스요리 한 끼, 둘이 합쳐 13,629엔.
마담과 요리사가 문밖까지 배웅해주더군요. 원래 프랑스식당이 다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일본도 프랑스요리도 처음이라는 한국인이 와서 맛있게 먹어주니 기뻤던 게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꼭 또 와주세요 라던데 일본 오사카에 또 여행갈 일이 있으면 가고 싶기는 합니다. 맛있었어요.
프랑스요리집을 찾아 들어간 시각이 18시 20분, 다 먹고 나니 20시. 은근히 시간이 많이 지나서, 좀 빠듯했습니다만, 모처럼 왔으니 들러볼 건 마저 들러보자 하고 고베의 카이칸센 (海岸線)을 타고 하버랜드 (ハーバーランド)로 갔습니다. 여기 나름 볼 거 많다는데 사실 도착하니 21시라 시간이 너무 빠듯했습니다. 메리켄파크 (メリケンパーク)에 있다는, 지진 때 무너졌던 곳을 남겨두었다는 곳을 보고 싶었습니다만 고베에서 난바까지 돌아가는 시간도 생각해야 하니 그냥 하버랜드만 잠깐 돌아보고 찍고 가기로 결정. 더불어, 하버랜드가 어딘가 싶어 길을 물으며 생각했던 건데 일본인들은 참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주더군요.. ..물론 제가 일본어로 묻고 있던 탓도 있긴 했을 겁니다만.
하버랜드의 모자이크 뭐시기. ..식당이었던가?
야경은 볼만하긴 합니다
여자하고 같이 왔으면 낭만이 있었겠지요. .. 아마도.
크루저 콘체르토. 남자하고는 이거 탈 일 없습니다.. ..
관람차는 더더욱 마찬가집니다
회전목마는 말할 것도 없군요
역시 일본, 아이용 탈것에 도라에몽이 있네요
일단 찍을 만한 건 찍고 갑니다.. 마는 사실 그리 볼 건 없더군요. 느긋하게 여자하고 산책하는 거라면 좋았겠지만..
돌아가는 길의 전철에서 철인 광고를 보았습니다. 이 광고를 볼 시점에 이미 지어놨더군요.
하지만 이걸 미리 알고 있었더라도, 일정상, 철인을 보고 가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걸 미리 알고 있었더라도, 일정상, 철인을 보고 가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일본 컵라면을 사보았습니다. 일본 컵라면이 그렇게 맛없다는데 어떤지?
치킨 라면이라니 맛없지는 않을 것 같지만..
치킨 라면이라니 맛없지는 않을 것 같지만..
건조계란이 있고, 물을 부으면 풀어집니다
맛은 글쎄요, 기대를 워낙 안 해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나름 구수한 게 먹을만하더군요.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나름 구수한 게 먹을만하더군요.
생각난 김에, 호텔에서 지급하는 유카타 (..라고 합니다)를 입고 한 장.
일본 동전들을 찍어보았습니다.
500엔까지도 동전이기 때문에 한국돈 6,7천원을 그냥 5백원 쓰듯이 막 써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물가가 싸지는 않은데도 그리 비싸지 않게 느껴지더군요.
500엔까지도 동전이기 때문에 한국돈 6,7천원을 그냥 5백원 쓰듯이 막 써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물가가 싸지는 않은데도 그리 비싸지 않게 느껴지더군요.
다음날도 갈 곳이 많았습니다. 다음날 간 곳은 바로 교토! 교토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해가 저물었죠. 그럼, 그 이야기는 <100129 - 칸사이 여행 넷째날 Part I: 교토에 가다>에서 계속하겠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