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일본 여행으로 칸사이에 갈 때, 도톤보리에 가본다거나, 어느 성이나 신사나 절을 본다거나 하는 일은 다들 가는 코스 A로 거의 정해진 듯합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우리의 여행도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할 수 있겠죠. 그러나 마지막 날- 이 마지막 날만큼은 다른 사람들의 여행과 좀 달랐습니다. 온천에 가서 몸을 풀어주고 와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는 일본에 가서 꼭 가야만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즉, 이번 여행에 있어서 코스를 모두 호근에게 일임한 저였지만 "그 곳만큼은 꼭 가야 해!"라고 외쳤던 것이죠.
그래서 그 곳이 어디인가? 하지만 오사카 해양박물관을 나와서 거기로 바로 가기에는 힘이 없고 배가 고팠으므로, 우선 다른 곳에 들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에서 먹은 식사 중 두 번째로 호화로웠던 (첫 번째는 고베에서의 프랑스요리니까) 식사입니다. 무슨 식산가 하면..
스시!
오사카에서 꽤 쉽게 보이는 스시 체인점인, 이치바스시 (市場すし)입니다.
오사카에서 꽤 쉽게 보이는 스시 체인점인, 이치바스시 (市場すし)입니다.
내부의 풍경. 먹고 싶은 초밥을 주문하면 즉석에서 만들어줍니다.
메뉴판. 싸진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못 사먹을 만큼 비싸지도 않아요.
처음으로 시킨 건 역시 마구로 (まぐろ, 참치)입
니다.
2개 한 세트로 나옵니다.
2개 한 세트로 나옵니다.
속을 보면 밥이 들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참치 초밥은 처음이었습니다. 맛있더군요.
아래의 초밥에도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감상입니다만, 재료가 신선하고 와사비도 적절해서 맛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참치 초밥은 처음이었습니다. 맛있더군요.
아래의 초밥에도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감상입니다만, 재료가 신선하고 와사비도 적절해서 맛있었습니다.
타이 (活たい, 도미) 초밥
히라메 (活ひらめ, 넙치) 초밥
먹는 도중 눈앞에 보이는 수조를 찍어봤습니다.
전복이나 새우 등이 보이는데, 여기 보이는 생물이 재료가 되는 초밥을 누군가가 시키면 요리사가 여기서 한 마리 잡아서 그대로 초밥으로 만듭니다. 누군가 새우 초밥을 시킬 때 여기에 요리사가 손을 집어넣었는데 파다닥 도망간 새우가 있었고 못 도망가서 요리가 된 새우가 있었는데, 저는 그걸 보고 이렇게 중얼거렸지요. "짧은 생 조금이나마 더 연명하는구나"
뭐 그건 그렇고, 이건 카즈노코 (かずのこ, 청어알)
초밥.
알 자체로는 거의 아무 맛도 안 나서, 그나마 나는 맛은 김 맛이었습니다.. ..식감은 좋았습니다만.
알 자체로는 거의 아무 맛도 안 나서, 그나마 나는 맛은 김 맛이었습니다.. ..식감은 좋았습니다만.
보탄 에비 (ぼたんえび, 보탄 새우) 초밥.
보탄 새우란 게 뭔지 전혀 모르겠어서 한 번 시켜봤습니다. 초근초근한 식감이더군요.
보탄 새우란 게 뭔지 전혀 모르겠어서 한 번 시켜봤습니다. 초근초근한 식감이더군요.
보탄새우를 시키면 머리부분은 익혀서 이렇게 따로 줍니다. 뭔가 바다의 향기를 먹은
기분..
그리고 이것은..
토로 (とろ, 다랑어뱃살) 초밥입니다.
초밥 만화를 볼 때마다 다랑어 대뱃살 다랑어 대뱃살 그러면서 환장하게 맛있어하길래 대체 무슨 맛인가 항상 궁금했죠.
이 두 개에 787엔 (세금포함)입니다만 경험은 소중한 것입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머릿속에 태평양이 펼쳐지고 참치가 팔딱거릴 만큼) 맛있지는 않았습니다만,
일반 다랑어 초밥보다는 확실히 더 기름지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습니다.
토로 (とろ, 다랑어뱃살) 초밥입니다.
초밥 만화를 볼 때마다 다랑어 대뱃살 다랑어 대뱃살 그러면서 환장하게 맛있어하길래 대체 무슨 맛인가 항상 궁금했죠.
이 두 개에 787엔 (세금포함)입니다만 경험은 소중한 것입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머릿속에 태평양이 펼쳐지고 참치가 팔딱거릴 만큼) 맛있지는 않았습니다만,
일반 다랑어 초밥보다는 확실히 더 기름지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아와비 (活あわび, 전복)
초밥! 이것 역시 세금포함 787엔.
더불어 전복초밥을 시키자 눈앞의 수조에서 전복 한 마리가 끌려나가 초밥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
전복을 여태까지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인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먹어보니.. 맛이 없더군요. 나쁘다는 게 아니라, 없던데요. 식감만 있었습니다. 오독오독한 식감.
맛 자체는 김 맛만 나던데.. (먼산)
더불어 전복초밥을 시키자 눈앞의 수조에서 전복 한 마리가 끌려나가 초밥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
전복을 여태까지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인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먹어보니.. 맛이 없더군요. 나쁘다는 게 아니라, 없던데요. 식감만 있었습니다. 오독오독한 식감.
맛 자체는 김 맛만 나던데.. (먼산)
이건 후식 삼아 먹은 이쿠라 (いくら, 연어알)
초밥.
약간 둔하게 터지면서 찰기 있는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약간 둔하게 터지면서 찰기 있는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식사를 다 끝내려 했습니다만..
호근이 우나기 (うなぎ, 뱀장어) 초밥을 시키고 한 개 나눠주어서 얻어먹었습니다.
아, 정말 맛있더군요. 장어가 어딘가 비릿한 맛이 나기 쉽던데, 기름지면서 깔끔한데다 훈연향 소스와의 조화도 좋았습니다.
다른 생선이야 평소에 영 먹어본 일이 없지만 그래도 장어는 종종 얻어먹은 일이 있다보니 비교가 되더군요.
호근이 우나기 (うなぎ, 뱀장어) 초밥을 시키고 한 개 나눠주어서 얻어먹었습니다.
아, 정말 맛있더군요. 장어가 어딘가 비릿한 맛이 나기 쉽던데, 기름지면서 깔끔한데다 훈연향 소스와의 조화도 좋았습니다.
다른 생선이야 평소에 영 먹어본 일이 없지만 그래도 장어는 종종 얻어먹은 일이 있다보니 비교가 되더군요.
그리하여 기분 좋게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둘이 합쳐 스시값 8,589엔, 세금포함) 드디어 한국에 있을 때부터 꼭 가고 싶었던 그곳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가던 중 전철에서 츄리닝을 입은 일본 청소년. 이런 새파란 색을 일본애들은 의외로
많이 입더군요.
이건 그 옆쪽에 있는 여학생.. ..가방에 '오사카조고'라고 쓰여있어서 그게 신기해서
찍었습니다.
오사카조고가 뭔가 해서 한국에 와서 검색해보니, 오사카의 조총련계 민족학교인 '오사카 조선 고급학교'라는 곳이더군요.
오사카조고가 뭔가 해서 한국에 와서 검색해보니, 오사카의 조총련계 민족학교인 '오사카 조선 고급학교'라는 곳이더군요.
..라는 건
그렇다치고,
도착했습니다
쿄세라 돔 오사카에!!
..아, 여긴 사실 아직 성지는 아닙니다만.
구장 안을 구경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간 건데 들어가지는 못하게 하더군요. 그래서 좀 실망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건, 무슨 취업 엑스포던가로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 여긴 사실 아직 성지는 아닙니다만.
구장 안을 구경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간 건데 들어가지는 못하게 하더군요. 그래서 좀 실망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건, 무슨 취업 엑스포던가로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장 자체는 못 구경해도, 내부 상점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베이스볼 굿즈 샵.
전 여기서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모자를 사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모자가 없었습니다.
전 여기서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모자를 사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모자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신 산 건 니혼햄 파이터즈의 다르빗슈 사인볼. 사인이 어째 인쇄된 것처럼
보이지만 뭐 어때.. ..
그냥 돌아가긴 아쉬워서 돌아보던 중에 보인 치어리더 연습 풍경.
한신 타이거즈 등번호 6번 가네모토 토모아키 (한국명 김지헌- 재일동포랍니다),
904시합 연속 풀이닝 출장기념.
904시합 연속 풀이닝 출장기념.
교세라 돔에서 딱히 볼 건 없었으니,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성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성지: 야구인의 성지. 그곳은 바로
고시엔.
한신 타이거즈 창립 50주년 기념 호랑이상.
여기가! 바로!!
한신 코시엔 스타디움입니다!!!
(흥분했다)
한신 코시엔 스타디움입니다!!!
(흥분했다)
Neissy의 "일본에 가면 여기만은 꼭 가보고 싶다" 하는 장소 1위.
외야 조명.
..그 외야 조명이 있는 곳에서 좀 나가 보면 저 멀리 도리이가 보입니다.
(공사중인 간판이 보이실 텐데, 우리가 갔을 때 고시엔 구장이 여기저기 공사중이더군요)
(공사중인 간판이 보이실 텐데, 우리가 갔을 때 고시엔 구장이 여기저기 공사중이더군요)
도리이의 정체는.. .. 코시엔 신사.
뭐 이런 신사적인 나라가 다 있나 (...)
뭐 이런 신사적인 나라가 다 있나 (...)
야구공과 배트를 모시고 있어! ←
실로 인상 깊은 광경
여긴 신사냐 베이스볼 굿즈 샵이냐 (...)
여담, 고시엔 구장 근처 바닥 벽돌에 뭔가 쓰여있는데
뭔가 상호나 사람 이름 등이 적혀있습니다. 이건 후원자들 이름인가?
아무튼 왔으니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아, 제가 쓰고 있는 저 모자는 한신 타이거즈의 모자로, 호근이 산 겁니다.
아, 제가 쓰고 있는 저 모자는 한신 타이거즈의 모자로, 호근이 산 겁니다.
랏차!
그리고 이번엔 호근의 기념사진
타격 폼이지만 배트는 없습니다. 마음의 눈으로 보아주세요.
할 거 다 했으니, 이제 돌아갑니다.
안녕, 갑자원 역.
우린 온천도 포기하고 코시엔 구장 보러 왔다.. .. 뭔가 참 덕후 냄새가 나기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서도.
안녕, 갑자원 역.
우린 온천도 포기하고 코시엔 구장 보러 왔다.. .. 뭔가 참 덕후 냄새가 나기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서도.
그리고 다시 한 번 도톤보리에 들렀습니다. 여긴 돈키호테라는 곳으로, 이것저것 별거 다
파는 마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근이 선물을 사가기 위해 들렀는데,
원래 살까 했었던 마작 세트는 실제로 들어보니 너무 무거워서 들고 가기가 피곤할 듯해 기각되었지요.
호근이 선물을 사가기 위해 들렀는데,
원래 살까 했었던 마작 세트는 실제로 들어보니 너무 무거워서 들고 가기가 피곤할 듯해 기각되었지요.
그리고 호근이 물건을 고르는 사이 뒷문으로 나온 저는 이런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용과 같이 4 (龍が如く4, 게임이름) ..의 무슨 관계자인지는 모르겠는데
여하간 게임 포스터 보이고 사인하고 사진찍고 그러더군요.
이런 풍경은 모처럼이니 저도 한 번 찍어봤습니다. 사인 같은 건 받을 생각 없으니 스킵.
용과 같이 4 (龍が如く4, 게임이름) ..의 무슨 관계자인지는 모르겠는데
여하간 게임 포스터 보이고 사인하고 사진찍고 그러더군요.
이런 풍경은 모처럼이니 저도 한 번 찍어봤습니다. 사인 같은 건 받을 생각 없으니 스킵.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본 본격 이소룡 초콜릿 먹는 포스터.
..이놈들 센스 멋지잖아!
..이놈들 센스 멋지잖아!
이 날 저녁은 잇푸도 라면을 한 번 더 먹기로 결정.
아카마루카사네아지나 시로마루모토아지는 먹어봤으니 이번엔 하카타 쯔케멘 (博多つけ麺).
소스 (훈연향 납니다)와 면을 따로 주고, 메밀소바마냥 면을 소스에 넣었다가 먹도록 되어있습니다. 면의 쫄깃한 식감을 중시해서 이렇게 한 듯 한데, 나중에 소스가 식으면 라면이 차가워져 버린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게다가 전 배가 고파서 오오모리 (곱배기)를 시켰다고요 (...). 처음엔 맛이 좋았는데 나중이 될수록 뭔가 슬퍼지더군요. 더불어 저 소스는 면을 찍어 먹는 형태라 상당히 진해서, 따로 마실 만한 물건은 아닙니다만 배도 고팠고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나중에 후루룩 마셔버렸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기 전에 항상 그랬듯 편의점에 들렀는데, 문득 이런 걸 발견했습니다. 으악 이건
뭐야.
이거 참.. 뭐라고 해야 할지.
본격 아무로 오뎅 먹는 만화? (...)
그리고 저는 이런 걸 샀습니다. 벳핑우동 (べっぴんうどん)인지 뭔지 하는 거랑 소다수.
이틀 전에 먹었던 일본 컵라면이 꽤 괜찮아서, 이번에도 한 번 시도해봤지요..
..결과는 실패. 저기 보이는 유부는 짭잘하니 괜찮았지만, 우동은 그냥 바다의 향기가 나더군요.
바다 향기 나는 소금 맛? (...)
뭐, 이런 실패도 다 여행의 한 에피소드가 아니겠습니까. 핫핫.
..결과는 실패. 저기 보이는 유부는 짭잘하니 괜찮았지만, 우동은 그냥 바다의 향기가 나더군요.
바다 향기 나는 소금 맛? (...)
뭐, 이런 실패도 다 여행의 한 에피소드가 아니겠습니까. 핫핫.
그리고 이제 다음 날은 한국에 돌아오는 날이었습니다. 12시 비행기였으니 좀 일찍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말 그대로 정리하고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100131 - 칸사이 여행 마지막 날: 그리고 한국에>로 계속하고 이 여행기를 마무리짓겠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