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권을 하고 있습니다만, 영춘권 외의 다른 스타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유대응을 위한 연습으로서 공격하게 될 때는 영춘권 외의 다른 스타일로 공격하게 되죠. 아니면 간혹, 장난을 치기 위해 다른 스타일을 사용한다거나요.

 물론 그 '다른 스타일'의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전 다른 스타일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맛보기 수준의 경험이라면 몇 개 있지만, 그런 걸 가지고 '배웠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죠) 어디까지나 그저 '영춘권이 아닌 공격'을 한다거나, 약간의 여흥을 즐긴다거나 하는 의미가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금방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복싱을 흉내낼 때. 위빙하고 잽을 날리고 훅을 날리고 스트레이트를 날리다가 원투를 연속으로 날리다가 연속 연속 연속 두다다다... 결국 연환충권이 나간다거나.

 이를테면 가라데를 흉내낼 때. 슬금슬금 다가가 한순간 파고들어 강력한 한 방을 넣.. ..다가 정권을 연속으로 날려 연환정권(....)이 나간다거나.

 이를테면 몸놀림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것 같다가 결국 제대로 피하기 어려워지고 근접해서 팔과 팔이 닿으면 그대로 상대의 흐름에 따라 반응하며 빈틈에 공격을 쳐넣는.. ..요컨대 치사오를 한다거나.

 ..그러니까 저는, 뭘 해도 영춘권(...)인 겁니다.

 어쩔 수 없어요. 몸에 배어있는 게 이거라. 긴급하다 싶으면 튀어나오는 게 영춘권입니다. 순조롭달지 어떻달지. 하긴 이 정도 나와주지 않으면 저로서도 곤란하긴 하겠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뭐 좋지 않습니까.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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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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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이건데, 만약 당신이 싸움에서 나가떨어진다면 그 누가 당신이 얼마나 전통적인지 신경 쓰겠습니까?"

- 그랜드마스터 양정, <심교> 교본에서


 전통을 계승한다고 할 때, 전통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통은 가치 있지만 필요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고, 하나는 전통은 변화할 수 없는 완전한 것으로 변화 없이 계속 이어져야만 한다는 시각입니다. 사람마다 입장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결론부터 말하면 전자를 지지합니다.


 사실, 애초에 영춘권은 처음부터 이 형태로 존재했던 게 아닙니다. 육점반곤은 중간에 삽입된 것이 확실하며, 다른 투로 또한 엄영춘 때부터 소념두, 심교, 표지, 목인장 등이 모두 존재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것들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을 가능성 또한 높지 않죠. 엄영춘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당장 엽문 선생님에게서 배운 분들의 영춘권만 보아도 각각 조금씩 다릅니다. 형태는 체형, 성격, 기질, 경험이나 연구 성과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죠. 단언하건대, 영춘권은 지금까지 계속 변화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갈 겁니다.


 중요한 것은 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영춘권에는 그것이 영춘권이게끔 하는 근본 원리가 존재합니다. 형태는 거기에서 뻗어나간 가지와 같은 것이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무술은 쓸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저 독특한 기예를 배우는 것이 아니죠. 시대가 변화해도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무술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근본 원리를 잊지 않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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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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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있는 카페입니다. 지나다니다 종종 봤는데 가본 건 처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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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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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담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엽문 선생님의 일화나, 사부님의 영상 등을 보면 즐거워요. 이분들이 한 영춘권을 나도 배우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좀 있습니다. 무술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명인을 존경하고 동경하며, 그 계보를 잇는다는 것에 뿌듯해하는 마음 말이죠.


 다만, 한편으로 항상 주의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강하다고 해서 나도 당연히 강해질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요.


 물론, 동경하는 마음은 성장의 토대가 됩니다. 나도 그렇게 강해지고 싶다! 는 마음은 열심히 수련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지요.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무얼 할 수 있느냐이니까요.


 제가 영춘권을 누군가에게 보이게 될 때, 보여주는 사람은 엽문 선생님도 제 사부님도 아닙니다. 제가 보여주게 됩니다. 제가 잘 못 한다면, 보는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영춘권을 판단하게 될 겁니다. 전 그런 게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그야 제가 영춘권을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역시 절 보는 사람은 절 보고 영춘권을 판단하겠죠. 전 누가 제 영춘권을 보았을 때, '훌륭한 무술이다'라고 생각해주었으면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을 써서 그럴싸해 보이게 하는 건 사실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정말 어려운 건 실제로 잘 해내는 일이죠. 진짜 실력은 꾸준한 노력으로만 가질 수 있습니다.


 엽문 선생님이나 사부님을 존경하는 만큼, 그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열심히 수련해야겠지요.


 -뭐, 기본적으로 영춘권을 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제가 이걸 하는 게 즐겁기 때문이긴 합니다만, 이런 마음도 조금 있긴 하다는 거죠. 수련 연수가 조금씩 쌓이다 보니 왠지 책임감 같은 것도 좀 생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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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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